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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보다 둘이 나을려면

2005-4-13

 

우리는 여러 형태의 그룹에 참여해서 의사결정을 합니다. 회사 내에서도 부서 별로, 팀 별로 많은 미팅과 회의를 합니다. 업무 외의 다른 사교적 모임에서도 그룹 형태로 어떤 사안을 의논하고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룹 의사결정은 그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의사결정을 할 때 그것이 개인 혼자 의사결정을 할 때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룹 의사결정과 개인적 의사결정 (group decision making vs individual - )

보통 어려운 문제일수록 여러 사람의 머리를 모아서 해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면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합쳐지므로 사안을 훨씬 더 심층적이고 폭넓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된 내용을 집행함에 있어서도 논의 과정에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추진하기가 훨씬 더 쉽습니다. 그런 장점이 있는 반면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고 논의하는 것은 대체로 많은 시간이 걸리고, 책임소재가 불명확해지거나 그룹 내부의 규범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기 힘든 단점도 있습니다.

 

그룹 의사결정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양태 중 하나가 그룹사고(groupthink)입니다. 그룹사고란 그룹 내의 공통된 의견이 형성된 경우(또는 그렇게 믿고 있는 경우) 거기에 반하는 의견이 자발적으로 또 비자발적으로 묵살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룹 구조: 규범(norms) 실험에서 본 것처럼, 우리들 대부분은 그룹 내의 규범에 반한 의견을 내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일단 어떤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가면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멤버는 수줍음 때문에 의견을 얘기하지 못 하거나, '나만 특별히 다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억압하는 것입니다.

 

그룹사고는 그룹으로 모여서 의사결정하는 것의 효과를 크게 줄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의사결정하는 것이 갖는 큰 장점이 보다 완전하고 깊이 있는 정보와 지식을 취합한다는 데 있는데, 그룹사고는 다양한 의견과 지식이 표현되는 것을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그룹사고의 특별한 형태 중 하나로 그룹쉬프트(groupshift)가 있습니다. 그룹쉬프트란 그룹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조금 더 리스크에 우호적인 결론이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왜 '위원회'나 '회의' 등을 통해서 나온 결론이 개인적 결정보다 더 리스크에 우호적인 경우가 많을까요? 그룹 의사결정을 하면 일단 책임소재가 모호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룹 전체 이름으로 책임을 지기 때문에 리스크에 더 우호적이 됩니다. 또한 회의 주도권이 주로 단정적이고 도전적인, 또 공격적인 의견을 내는 사람이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적 의사결정을 할 때보다 훨씬 더 과감한 의견이 많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리스키한 의견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이 되면 다시 그룹사고가 작용해서 보수적 의견을 갖는 사람이 더욱 의견을 내기 힘든 분위기가 됩니다. 아무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다 똑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규범에 반하는 것이 싫어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의견과 느낌을 억누르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그룹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룹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룹사고를 차단하는 의사결정 기법으로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룹 의사결정 기법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브레인스토밍은 이름처럼 모든 의견이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처럼 자유롭게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그룹의 리더는 논의할 주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한 사람씩 돌아 가면서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말하도록 합니다. 이 때, 발표된 의견에 대해서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비판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그룹사고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가급적 많은 아이디어가 그룹의 규범과 관계없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기법입니다.

명목집단기법(nominal group technique)

명목집단기법 역시 브레인스토밍처럼 그룹의 규범의 영향을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회의를 위해 모인 멤버들은 일단 각자 갖고 있는 생각과 의견을 종이에 적습니다. 의견을 적고 있는 동안 한 사람씩 돌아 가면서 아이디어 하나를 발표합니다. 여기서도 역시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이나 다른 의견제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모든 아이디어가 다 발표되고 기록될 때까지 계속 이 과정을 진행합니다. 아이디어가 다 발표되고 나서 그 동안 나온 의견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합니다. 논의가 끝나면 기록한 아이디어 하나하나에 대해 각자 평점을 매깁니다. 최종 결론으로는 평점이 가장 높은 아이디어를 채택합니다. 명목집단기법을 컴퓨터를 이용해서 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채팅처럼 각자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실시간으로 논의하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의견을 내고 있는가는 익명으로 처리해서 솔직한 의견이 나오도록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서 그룹사고를 차단하면 개인적 의사결정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회의를 하면서 형성되는 친밀감이나 내려진 결정에 대해 동의하고 함께 추진해 가게 하는 힘은 의견을 주고 받으며 미팅을 하는 쪽이 더 큽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사안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게 중요한 이슈인지 아니면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진력을 얻는 게 중요한지 비교해서 회의 방식을 결정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룹 미팅을 주재하는 요령

그룹 미팅을 주재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을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1. 미팅 시작 전 이번 논의를 통해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지를 명확히 한다.

 2. 논의할 주제를 참석자들에게 사전에 알려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확인한다.

 3. 미팅은 시간 제한을 둔다. 시작 시간과 마치는 시간을 확정해 놓고 진행한다.

 4. 논의가 아젠다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벗어날 때만 개입한다.

 5. 침묵하고 있는 멤버에게 의견을 내도록 권해서 가급적 모든 멤버의 의견을 다 들어 보도록 한다.

 6. 아이디어 간의 충돌은 권장하고 성격적 충돌은 차단한다.

 7. 미팅 시작 전 그룹 리더의 의견이나 선호도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8. 마칠 때에는, 우리가 무엇을 논의했고 이 회의의 결과 어떤 결론이 내려졌으며 그것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이고 앞으로 어떤 후속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다시 정리해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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