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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는 자투리 시간 활용이 아니다

2002-4-10

 

 

The Essential Drucker 책의 자기 경영 파트 중, 시간 관리에 대한 정리입니다.

시간관리는 서점에 나가 보면 산더미같이 많은 책들이 있는 주제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면서 또한 확실한 방법은 없다는 반증 같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시간관리에 있어서도 실용적이고 귀납적인 방법으로 접근합니다.

 

Most discussions of the knowledge worker's task start with the advice to plan one's work. This sounds eminently plausible. The only thing wrong with it is that it rarely works. The plans remain on paper, always remain good intentions. They seldom turn into achievement.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계획은 결국 종이 조각으로 남거나 잊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 성과나 성취로 잘 이어지지 않습니다.

 

Effective knowledge workers, in my observation, do not start with their tasks. They start with their time. And they do not start out with planning. They start by finding out where their time actually goes. Then they attempt to manage their time and to cut back unproductive demands on their time. Finally they consolidate their "discretionary" time into the largest possible continuing units.

 

효과적인 사람은 해야할 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시간에서 출발합니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에서 출발하지 않고 내가 실제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렇게 분석한 시간 사용 패턴에서 실제 효과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 부분을 제외한 다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시간 단위를 가급적 큰 덩어리로 뭉친다, 이것이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시간관리의 핵심입니다.

 

Salvador Dalí, The Persistence of Memory 1931
 

이것은 기존의 시간관리류 서적과 확연히 다른 접근입니다. 기존의 책들은 할 일을 '중요한 일', '급한 일', ... 나눈 다음 여기에 맞게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한다는 식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정반대로 얘기합니다. 해야 할 일이 아닌 시간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Effective people know that time is the limiting factor.The output of any process are set by the scarcest resource. In the process we call "accomplishment," that resource is time.

 

어떤 프로세스의 성과는 가장 희소한 자원에 의해서 제한됩니다. 우리가 "성취"라 부르는 프로세스에서 가장 희소한 자원은 바로 시간입니다. 왜 시간이 the limiting factor가 될까요? 시간은 아주 독특한 리소스이기 때문입니다.

 

The supply of time is totally inelastic. No matter how high the demand, the supply will not increase. There is no price for it and no marginal utility curve for it. Moreover, time is totally perishable and cannot be stored. Yesterday's time is gone forever and will never come back. Time is, therefore, always in exceedingly short supply.

Time is irreplacable. We can substitute capital for human labor. But there is no substitute for time.

Everything requires time. It is the one truly universal condition. All work takes place in time and uses up time. Yet most people take for granted this unique, irreplacable, and necessary resource. Nothing else, perhaps, distinguishes effective executives as much as their tender loving care of time.

 

시간은 완전히 비탄력적인 자원입니다. 아무리 수요가 늘어도 공급은 한정됩니다.
그리고 시간은 끝없이 필요한, 한계효용이 체감하지 않는 자원입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자원입니다.
게다가 시간은 저장될 수 없고 쓰든 안 쓰든 계속 사라지는 자원입니다.
그래서 시간은 공급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자원입니다.
또한 시간은 대체재가 없는 자원이자 모든 것에 소요되는 유일무이한 자원입니다.
그 어떤 것도 시간을 사용하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뛰어난 업적을 이뤄낸 사람들은 이처럼 소중한 시간을 아주 섬세하게 아껴가면서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은 허투루 쓰이기 쉽습니다. 사람이 원래 시간관리에 서투르기 때문입니다. 컴컴한 극장에서도 우리는 어느 정도의 방향감각을 갖고 자리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습니다. 즐거운 순간에는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일분이 한 없이 길게 느껴지는 괴로운 순간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의 시간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를 실제로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관리에 있어서 만큼은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아니 이랬던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어떤 일을 할 때 실시간으로 수첩에 기록할 것을 권합니다. 실시간으로 기록해서 자신의 시간 사용 기록(time log)을 만듭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진단을 위한 질문을 던집니다.

 

This requires asking oneself diagnostic questions.

1. First, one tries to identify and eliminate the things that need not to be done at all, the things that are purely waste of time without any result whatever. To find these time-wasters, one asks of all activities in the time records, What would happen if this were not done at all? And if the answer is, Nothing would happen, then obviously the conclusion is to stop doing it.

2. The next question is, Which of the activities on my time log could be done by somebody else just as well, if not better?

3. A common cause of time-waste is largely under the executive's control and can be eliminated by him. That is the time of others he himself wastes.

 

자신의 실제 시간 사용 기록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봅니다.

 

1. 먼저,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들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확인하는 것은, 이것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질문을 모든 시간 사용 기록에 대해서 해보는 것입니다. 이걸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면서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면 과감하게 쳐냅니다. 결과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 시간은 철저히 배제합니다.

 

2. 시간 사용 기록을 보면서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는지 검토합니다.

 

3. 가장 흔한 시간 낭비는 상관의 명령이나 통제 때문에 빚어지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경영자 자신이 다른 사람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부분이고 고쳐져야 합니다.

 

이렇게 한 다음 실제 결과에 별 영향이 없는 시간 사용은 과감하게 쳐냅니다. 흔히 빠지는 오류는 그렇게 잘라내다가 혹시 중요한 일도 놓치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하며 이것저것 다 건드리는 것입니다.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과감하게 시간을 정리한 데서 비롯된 실수는 매우 빨리 발견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의 "Harry Hopkins"라는 뛰어난 참모의 예를 들며 "truly vital matters"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을 얘기합니다. Harry 씨는 큰 신체적 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이어서 활동가능한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합니다. 그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핵심적인 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매우 효과적인 시간 활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과 해리 합킨스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자신의 시간 사용 패턴을 정리했으면 이제 가급적 큰 시간 덩어리를 만들어 냅니다.

자투리 시간 활용이 아닙니다.

 

To write a report may, for instance, require six or eight hours, at least for the first draft. It is pointless to give seven hours to the task by spending fifteen minutes twice a day for three weeks. All one has at the end is blank paper with some doodles on it. But if one can lock the door, disconnect the telephone, and sit down to wrestle with the report for five or six hours without interruption, one has a good chance to come up with what I call a "zero draft" - the one before the first draft. From then on, one can indeed work in fairly small installments, can rewrite, correct, and edit section by section, paragraph by paragraph, sentence by sentence.

 

조각난 시간 속에서 일을 집적거리기만 하면 별 의미없는 낙서만 만들어내기 쉽습니다. 레포트를 쓸 때나 또는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때를 생각해 봅시다. 20분 하다가 다른 일 하고, 10분 하다가 다른 일을 처리하면, 투입한 시간을 합쳐보면 많더라도 아무런 일관성 없는 끄적거림만을 들고서 마감 시간에 쫓깁니다. 1시간이면 1시간, 2시간이면 2시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관련 자료를 읽어보며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은 레포트, 좋은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같은 크기일지라도 조각난 시간 수십 개보다는 덩어리가 큰 시간 한 개가 훨씬 더 가치있습니다.

특히 지식노동자는 업무 성격상 외부의 방해가 없는 덩어리가 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자투리 시간 활용에 앞서 실제 성과를 가져다 줄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큰 시간 덩어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consolidating"은 그런 뜻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시간활용의 구체적 사례로 일주일에 하루는 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과 모든 미팅을 월요일과 금요일로 몰아 놓고 나머지는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들고 있습니다.

 

덜 중요한 일들을 해치워서 시간을 모으겠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방법은 덜 중요한 일들이 늘 우선순위의 윗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큰 의미가 없는 일들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맡길 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서,
가급적 큰 덩어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1. Recording time

 2. Managing time

 3. Consolidating time

 

실제 자신의 시간 사용 기록을 꾸준히 그리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일들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확보한 시간을 가급적 큰 덩어리로 뭉쳐 가장 핵심적인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책의 챕터 제목인 "Know your time"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실제 시간 사용을 점검하고 개선하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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