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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들의 뮤지션

2001-12-10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조금만 깊게 들어가면 거대한 이름으로 다가오는 뮤지션이 있습니다.
러쉬가 그런 밴드 중 하나입니다. 음악인들의 음악인으로 불리우는 밴드입니다. 

 

러쉬는 캐나다에서 1968년에 결성됩니다.
30여 년에 걸친 활동 기간 중 멤버 교체는 딱 한 번, 그것도 두 번째 앨범에서 드러머가 교체된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30년은 커녕 20년 이상 된 밴드 중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가 과연 몇 개나 있습니까? 쉽게 생각나는 이름은 에어로스미쓰 (Aerosmith), 롤링 스톤즈 (Rolling stones) 같은 밴드가 있습니다. 이 정도의 중량감 있는 밴드는 되어야 20 년 전후의 긴 기간 동안 계속 활동이 가능한 것입니다.

 

 

러쉬는 단순히 오래된 밴드가 아닙니다. 대체로 오래된 밴드들이 전성기를 지난 뒤 극도로 쇠락해진 모습으로 팬들에게 안스러움을 안겨주고 있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러쉬는 시대의 변천에 맞게 끊임없이 음악적 발전을 이뤄내며 여전히 특유의 영역을 굳건히 다져 가고 있습니다. 드러머 닐 피어트(Neil Peart)는 러쉬가 "Police"나 심지어 "U2" 등에도 영향받았음을 얘기하면서 '스폰지와 같은' 밴드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60년대말에 출발했던 밴드가 2000년대에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며 수준높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는 것은 그런 러쉬의 적응능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러쉬는 트리오(Trio) 편성입니다. 락 씬에서 트리오로 활동했던 밴드는 흔치 않습니다. 밴드인데 트리오로 갈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 악기를 연주하면서 보컬을 담당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런데 악기가 무엇이 되었든 락 음악을 제대로 연주하면서 노래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습니다. 락 보컬은 포크처럼 잔잔하게 기타 리듬을 튕기며 편안하게 부르는 노래가 아닙니다. 락 보컬은 락 보컬에 어울리는 음역과 톤을 다듬기까지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스테이지에서도 많은 에너지가 소요됩니다. 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락 음악은 악기에 관계없이 기술적 완성도를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동시에 노래를 한다는 것은, 특히 락 음악처럼 라이브 공연에서의 연주 실력이 매우 중요한 쟝르에서는 그야말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롹 씬에서 트리오는 드물고 또 그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예컨데, 지미 핸드릭스 & 익스피어리언스, 크림(Cream), 트라이엄프 (Triumph), 블루 머더 (Blue Murder), EL&P 같은 트리오 밴드가 생각나는데요.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다들 걸출한 연주 실력으로 팬들은 물론이고 뮤지션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렸던 밴드입니다.

 

러쉬는 에릭 클랩튼과 진져 베이커 그리고 잭 브루스로 이뤄졌던, 락 음악 역사상 최고의 라인업으로 이뤄진 밴드 중 하나인 크림(Cream)을 모델로 만들어진 밴드였습니다. 크림이나 러쉬 모두 베이시스트가 보컬을 담당했습니다. 데뷔 초기, 러쉬는 크림의 곡을 연주하며 이름을 얻어갑니다. 게디 리의 히스테릭한 음성으로 "Sunshine of your love" 를 부르는 게 상상이 되나요?

러쉬의 바이오그래피를 읽어 보면 항상 등장하는 얘기가 "두 번째 앨범부터 드러머 닐 피어트가 참여하면서 팀의 색깔이 달라졌다." 입니다. 닐 피어트가 참여하면서 부터 밴드가 '프로그래시브' 의 색채를 강하게 띠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가사에 있어서나, 곡 구성에 있어서나, 또 연주에 있어서나 그렇습니다.

 

 

 

www.rollingstone.com

 

 

 

닐 피어트는 락 드러머 명인 중 한 명입니다. 락 드러머로서는 드물게 정교한 드럼을 구사했습니다. 닐 피어트는 EL&P의 칼 파머(Carl Palmer)를 연상시키는 복잡한 필인(fill-in)과 카우벨, 공(Gong), glockenspiel 등 여러 가지 타악기들을 혼용한 컬러풀한 드럼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Led Zeppelin의 존 본햄(John Bonham)이 곡에 딱 맞는 패턴을 중량감 있게 연주해내는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 닐 피어트는 빠른 2연음을 섞은 복잡한 드럼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단지 리듬이 복잡하기만 했다면 그냥 일반적인 드러머로 머물렀을 것입니다. 닐 피어트가 큰 인기를 누린 것은 리듬이 복잡하면서도 터치 하나하나가 살아있었다는 것과 절대 곡을 벗어난 드럼은 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닐 피어트는 특히 드러머들에게 인기가 높은 드러머입니다. 그만큼 테크닉적으로 탁월했고 곡을 해석하는 능력 역시 수준급인 드러머입니다.

또한 닐은 가사를 쓰며 앨범의 메씨지를 담당했기 때문에 아주 독특한 입지가 있습니다. 대개 드러머의 인터뷰는 드럼 전문 잡지에서만 행해지는 것이 보통인데 반해 닐 피어트는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서 인터뷰를 해 왔습니다. 러쉬 음악의 색깔은 상당 부분 그의 가사에 의해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닐 피어트는 인터뷰에서 프로그래시브락 밴드인 EL&P의 칼 파머와 예쓰의 드러머인 빌 브루포드(Bill Bruford)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플레이를 들으면 금새 칼 파머가 연상될 정도로 닐의 연주는 하드락, 헤비메틀쪽에서는 드물게 정교한 스네어 드럼 연주와 복잡한 패턴의 리듬이 많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다양한 타악기를 혼용함을 물론이고 심벌 하나만 봐도 종류별로 360도로 셋팅해서 사용합니다. 그의 셋팅을 한 번 봅시다.

 

닐 피어트 셋팅

이런 엄청난 세팅이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은 러쉬 라이브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닐 피어트는 또한 이미 '드럼의 교수'로 일컬어질 정도로 입지를 굳힌 드러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노력하는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닐은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자신의 기존 스타일에서 뭔가 결여되었다는 점을 직감하고 명드러머 Steve Smith의 드럼 스승이었던 전설적인 Freddie Grubber에게 사사를 받습니다. 심지어 기존의 자기 스타일을 모조리 다 버리고, 새롭게 창조했다(reinvent)는 표현을 할 정도로 Freddie의 가르침을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새 스타일을 창출합니다.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그립(grip)이 바뀐 점이라 합니다. 원래 닐은 matched grip을 사용했었는데 Freddie의 조언을 듣고 traditional grip으로 전향했다고 합니다.

 

닐 피어트는 "Modern Drummer" 지로부터 80-88년까지 "최고의 락 드러머"로 연속 선정되기도 했던, 정말 탁월한 연주인입니다. 하드락 드러머로서는 드물게 화려한 연주를 하는 닐의 플레이는 하이햇 심벌의 절묘한 활용이 돋보이고 더블베이스 + 탐을 섞은 손발의 복잡한 컴비네이션 연주, 그리고 양손 2연타를 활용해 만들어내는 화려한 스네어 드럼 연주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닐 피어트는 여러 타악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연주인으로도 높은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Modern Drummer" 로 부터 "Best Multipercussionist" 로 수차 선정)

 

 

닐이 가사를 쓴다고 했는데 실제 그는 '저서'를 몇 권 출판한 정말 작가이기도 합니다. 러쉬 가사는 그 깊이로 인해서 많은 팬들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만들기도 했던 밴드입니다. "Moving Pictures" 앨범에 수록된 곡, "Limelight"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살아 가는 무대 위의 락 스타의 이면을 간략한 필치로 그려줬던 곡으로, 닐의 뮤지션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던 곡이기도 합니다.

 

가사에서 밝힌 것처럼 ("One must put up barriers to keep oneself intact") 러쉬는 사생활 보호에 극도로 신경을 써왔고 팬들에게 음악이 아닌 쪽으로 노출되는 것을 극구 피해 왔습니다. 닐은 그런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락 스타는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더 크게 그려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그건 연주인에게 커다란 중압감으로 작용하죠. 더러는 약물과 알코올 등으로 팬들에게 그려진 모습과 자신의 실제 모습 사이의 괴리를 메우려 하지만 대개 비참한 결과로 맺어지기 쉽습니다. 지미 헨드릭스처럼요."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 뒷받침하듯 러쉬 멤버 3명 모두 음악적인 면뿐만 아니라 삶의 모습에서도 많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 드러머 닐 피어트는 2020년 1월 7일, 67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게디 리: 뮤지션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러쉬 음악은 처음 듣는 사람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음악입니다. 하드롹임에도 진보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뭔가 다른 음악이라는 것에 놀라고, 이렇게 훌륭한 연주를 했던 밴드가 상대적으로 너무 덜 알려졌다는 사실도 놀라움을 줍니다. 또  드러머의 화려한 플레이에 놀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을 경악하게 하는 것은 게디 리의 베이스 연주와 보컬입니다.

 

 

 

 

러쉬를 카피하겠다고 덤빈 아마츄어 밴드들은 대개 보컬이 너무 어려워서 또는 베이스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드럼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러쉬의 경우 베이시스트가 보컬까지 겸했다는 부분 때문입니다. 베이스와 보컬을 같이 한다면 어느 한 쪽은 좀 느슨하지 않겠느냐 생각하는 게 보통이겠습니다만 러쉬 음악은 베이스는 베이스대로 초고난도인데다가 보컬 역시 보통의 보컬리스트들의 음역을 훨씬 넘어서는 난곡 중 난곡입니다. 중후반기 들어 게디 리가 중저음으로 선회하긴 합니다만 초중기 음반들은 선뜻 한 번 카피해보자는 얘기가 안 나올 곡들이 대부분입니다.

 

게디 리는 초기 로버트 플랜트 보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로버트 플랜트의 가는 고음역대를 카피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게디 리의 음색은 로버트 플랜트가 갖고 있는 두께는 없는, 보통 얘기하듯 '신경질적인 하이톤'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히스테릭한 하이톤이 러쉬의 진보적 색깔과 잘 어울렸습니다. 연주도 프로그래시브한 분위기 강한 데다 롹 보컬리스트의 음색이 흔히 들을 수 없는 묘한 음색이어서 더욱 곡의 느낌을 독특하게 했던 것입니다.

 

게디 리는 특히 라이브 스테이지에서도 베이스의 독특한 스투디오 톤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러쉬의 오프닝 밴드를 했거나, 러쉬와 한 무대에 서 보았던 뮤지션들은 하나같이 게디 리의 마술같은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얘기를 인터뷰를 통해 밝히곤 합니다. 게디 리의 베이스 연주는 '하드락' 베이스 연주가 아니었습니다.

"YYZ" 의 탭 악보를 한 번 볼까요?

 

 

규칙적으로 8비트를 뜯고 있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위 악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프렛 앞뒤를 종횡무진 왔다 갔다 하면서 4줄 모두를 골고루 활용하는 복잡한 연주입니다. 게다가 저 변박을 보십시오. 5/4 박자에서 2/4 박자로, 5/4 박자에서 4/4 박자로...

 

이런 연주를 하면서 동시에 노래까지 했다는 데에 사람들이 경악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게디 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키보드와 신써사이져 연주까지 라이브로 해 냅니다. 러쉬의 라이브 스테이지가 주는 또 다른 재미중 하나는 게디 리가 베이스 치며 노래하다가 다시 키보드를 연주하다가 베이스 치다가 또 노래하는 마술 같은 장면을 보는 것입니다.

현대적 하드락과 엘렉스 라이프슨

러쉬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줄곧 팀 컬러를 변화시켜 오면서도 러쉬 고유의 개성을 잃지 않은 것은, 역시 게디리의 독특한 베이스와 보컬 그리고 닐의 드럼이 있기 때문이지만 기타리스트 엘렉스 라입슨(Alex Lifeson)의 역할도 무척 컸습니다. 러쉬는 초기, 그러니까 데뷔 앨범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직선적 하드락을 연주하던 밴드에 더 가까왔습니다. 그런데 드러머 닐 피어트가 참여하면서부터 음악적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고, "2112"부터는 러쉬만의 음악을 완성해내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드락의 색깔이 강하던 시기였습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엘렉스의 기타가 초기부터 다른 하드락 기타리스트의 연주와 다른, '풍부함'을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물론 데뷔 초기엔 직선적 리프가 주종인 보통의 하드락 기타리스트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데뷔 앨범의 "Finding my way" 라는 곡의 riff입니다.

 

 

4, 5 번을 위주로 한, 저음부의 개방현을 활용한 전형적인 하드락 riff입니다.
이러던 것이 80 년대 들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세요.

 

"Tom Sawyer" 의 riff입니다.

 

거의 6줄 모두를 활용한다는 것이 금새 눈에 뜨입니다.
즉, 곡이 훨씬 더 컬러풀해집니다. 하드락의 강렬함대신 현대적 느낌을 택한 것입니다.
이런 경향은 중후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분명해집니다.
낮은 프렛부에서 연주하더라도 항상 코드 전체음을 다 활용합니다. 특히 노래를 받치는 코러스부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Limelight" 의 코러스 부입니다.

이렇게 전통적 의미의 하드락 기타 연주를 탈피, 풍부한 느낌으로 연주해줬기 때문에 80년대 또는 9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세련된 락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보통 하드락이나 특히 헤비메틀 음반들을 들으면 앨범 전체가 비슷한 곡들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러쉬는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한 곡 한 곡이 레드 제플린 음반처럼 각기 독특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상당 부분 엘렉스 라입슨의 풍부한 기타 연주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러쉬 앨범

러쉬의 앨범 중 괜챦은 것 몇 개를 소개 드리겠습니다.

다음의 3장을 추천드립니다.

2 1 1 2

 

 

재킷에 있는 다윗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지워버린 채로 국내에 발매되었던 음반입니다. 검열 때문에 빚어진 황당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이 앨범은 컨셉 앨범으로, 2112년의 지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Ayn Rand의 공상 과학 소설을 바탕으로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프로그래시브-메틀이라는 음악을 세상에 선보인 기념비적인 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하드락 음악을 영국 프록롹적으로 소화해서 강렬하면서도 품격있는 음악으로 완성해냈습니다. 싸이드 A 전체를 차지 하고 있는 대곡 "2112"는 하드롹도 탁월한 구성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게디 리의 히스테릭한 보컬과 엘렉스 라입슨의 공격적 기타 닐의 정교한 드럼이 처음으로 오버그라운드에 선보인 음반입니다. 상업적으로도 엄청난 성공했고, 여전히 많은 러쉬 팬들이 최고 작품 중 하나로 꼽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롹 뮤지션들이 커버하기도 했고 라이브에서도 연주하기도 했던 대곡입니다.

 

A farewell to kings

 

 

"2112"의 성공이 가져다준 부담감을 가볍게 떨어 버린 러쉬의 수작입니다. 러쉬 음반들은 여타 프록롹 음반처럼 재킷의 독특함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캐나다 최고의 음반 재킷 디자이너로 알려진 휴 사임이 맡았던 러쉬 앨범의 재킷은 음악의 독특성과 함께 러쉬의 색깔을 더욱 더 공고히 합니다. "A farewell to kings" 역시 목이 부러진 왕의 모습과 기묘한 분위기의 셋팅이 독특합니다. 수록곡 중 "Xanadu"는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의 애청곡 100 선에도 들기도 했습니다. "Xanadu"는 쿠블라칸의 시(詩)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으로, 닐 피어트의 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지는 스네어 드럼 롤이 멋진 곡입니다. 락 드럼의 초절기교를 느껴보고 싶다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곡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필인을 들어볼 수 있는 곡입니다. "Closer to the heart"의 경우는 근자의 러쉬 라이브 공연에서도 여전히 연주될 정도로 많은 팬들이 아끼는 곡이구요, "Cinderella man"과 함께 소품도 절대 만만하게 연주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 줍니다. 닐 피어트의 드럼은 긴 곡이든 짧은 곡이든 쉽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마지막 곡 "Cygnus X-1"은 러쉬가 본격적으로 스페이스락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준 곡으로, 이 곡의 후속 스토리를 풀어낸 앨범이 뒤이어 나온 "Hemisphere"입니다. "Cygnus X-1"에 함께 담을 것을 주장했다가 레코드 회사에서 너무 길다며 다음 앨범으로 나눠 내자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Moving Pictures

 

 

80년대 러쉬 사운드의 결정판 격인 앨범입니다. 2112, YYZ와 함께 러쉬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첫 곡 "Tom Sawyer"는 씬써싸이져와 풍부한 기타 리프가 조화된 명곡으로, 많은 롹 뮤지션들이 데뷔 전에도 연습하고 데뷔 이후에도 커버하기도 한 곡입니다. 두 번째 곡 "Red Barchetta"는 90년대 프로그래시브-메틀의 대표적 밴드인 Dream Theater도 리메이크했던 곡입니다. (Dream Theater 는 "2112"도 리메이크 했습니다. Dream Theater는 스테이지에서 종종 러쉬나 예쓰 메들리를 연주하곤 합니다.) "YYZ"는 연주곡으로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쟝르에 넣기도 곤란한 깔끔한 연주곡입니다.

 

이 앨범의 재킷은 닐 피어트의 말에 따르자면 중의적인 표현을 노린 것이라 합니다. "Moving Pictures"는 문자 그대로 동영상, 영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와 함께 실제 그림을 운반하는 장면을 일부러 넣었다고 합니다. 또 운반되고 있는 그림에 보면 개들이 모여서 카드 놀이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카드라는 게 또 움직이는 그림입니다. 그림 중에 불타는 마녀의 그림은 B면 수록곡인 "Witch Hunt"(마녀사냥)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곡은 중세 마녀 사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음산한 곡입니다.

 

이 세 장을 들어 보면 러쉬 음악으로 입문하는 데 큰 부담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드락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2112"부터 들어 보세요. 일반적 락 음악이나 깔끔한 연주곡을 즐기는 분은 "Moving Pictures"부터 들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러쉬의 대표곡 중 하나인 "Tom Sawy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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