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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단기지급여력

2005-3-4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영업활동에 즉시 사용되고 발생하는 자산과 부채로, 운전자본(working capital)을 구성합니다.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함께 파악해야 합니다.

유동자산(Current Assets)

유동자산은 자산 중 가장 유동성이 높은 것으로 통상 1년 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유동자산은 크게 당좌자산(quick assets)과 재고자산(inventories)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당좌자산은 다시 현금및현금등가물과 수취채권(receivables;매출채권)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현금및현금등가물은 은행에 단기로 예치하고 있거나 단기매매를 목적으로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고, 매출채권은 매출은 발생했지만 아직 현금을 받지는 못 한 부분들을 가리킵니다. 이 글에서는 현금성자산과 매출채권이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 봅시다.

 

현금 및 현금등가물(Cash and Cash Equivalents)

현금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을까요? 통상적인 현금 필요 및 예기치 못 한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정도를 넘는 현금은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금과 현금등가물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만큼 회사가 투자할 곳을 찾지 못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다른 자산을 구입해서 더 높은 리턴을 돌려 줄 수 있다면 현금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외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때도 기업은 가급적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려 합니다. 정치적 변화가 있다거나, 경쟁환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앞으로의 상황에 잘 대처하기 위해 현금 보유를 늘립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보면 과도한 현금보유는 투자자에게 좋지 않은 사인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재무적으로 훨씬 더 안전합니다. 또, 현금을 새로운 투자처에 사용하거나 배당 및 자사주매입의 형태로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업의 현금 보유에 대한 판단은 양면성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인데 현금 비중이 높다면 좋은 사인입니다. 다른 부문으로 신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회사인데 현금 보유량이 많으면 주주나 채권자로부터 자금을 끌어 올 필요가 없으므로 좋을 것입니다.

매출채권 및 미수금(Receivables)

매출채권은 매출은 일어 났으되 현금은 아직 회수하지 못 한 것으로 일정한 크기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해야 합니다. 대손충당금은 통상 과거 대손율을 기말 매출채권잔액에 곱해서 계산, 적립합니다.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의 비중은 가급적 낮은 것이 좋겠지만 업종 특성에 따라 현금으로 회수되는 기간이 긴 경우도 있으므로 업계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

 

(매출액/매출채권)을 매출채권회전율이라고 합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의 크기가 작을수록 좋습니다. 매출채권회전율이 클수록 좋은 것입니다. 매출채권회전율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외상을 덜 주면서도 같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고, 고객에게 협상우위에 있는 것입니다. 현금으로 결제하지 않으면 팔지 않겠다는 정책을 고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매출채권회전율을 정책적으로 높여 나간다면 그 기업은 현금흐름(cash flow)이 점점 더 좋아지므로 영업을 위해 차입하는 일이 점점 더 줄어 듭니다. 그만큼 자본비용이 줄어 듭니다. 반대로, 매출채권회전율이 지난 몇 년간의 평균이나 업계 평균에서 갑자기 벗어나는 경우가 있으면 주의해서 보아야 합니다. 밀어내기식으로 매출액을 부풀리는 것일 수 있습니다.

유동부채(Current Liabilities)

유동부채에는 매출채권의 반대인 매입채무와 단기차입금, 기타 미지급금, 미지급비용 등이 포함되는데 투자자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단기차입금입니다. 단기차입은 은행으로부터 할 수도 있고, 관계회사나 주주, 종업원 등으로부터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단기차입금이 갑자기 늘어 나면 그 이유를 잘 알아 보아야 합니다.

 

왜 갑자기 은행 등에서 단기로 자금을 차입할까요? 회사채를 발행한다거나 고정금리로 장기차입을 하거나, 또는 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것으로 해결하지 못 한 자금 수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장기적인 자본적지출을 위한 자금수요라면 회사채 등을 통해서도 차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현금이나 매출채권 등의 당좌자산으로 커버할 수 없을 정도로 단기차입을 했다면 이것은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단기차입금이 있는 경우 당좌자산 크기와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운전자본(Working Capital)

운전자본 분석을 통해서는 기업의 재무위험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본은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로 구성됩니다.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기업의 영업활동과 직결되는 자산과 부채이므로 둘은 함께 파악해야 합니다. 자주 사용되는 지표는 순운전자본(net working capital)과 유동비율(current ratio)입니다.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값을 순유동자산(Net Current Assets)이라고 합니다. 순유동자산을 다른 말로 운전자본(Working Capital)이라고 합니다.

 

순유동자산(Net Current Assets; 운전자본; Working Capital)
= 유동자산(Current Assets) - 유동부채(Current Liablilities)

 

자기자본이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값인 것처럼 운전'자본' 역시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것입니다. 운전자본은 회사가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하면서 재무적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알려 줍니다. 즉, 운전자본은 회사의 단기적인 지급여력을 알려 줍니다.

 

운전자본이 줄어 든다는 것은 유동자산에 비해 유동부채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현금및현금등가물과 매출채권에 비해 매입채무나 미지급금, 미지급비용이 늘어 나서 지급에 차질이 생기면 그 회사의 신용이 떨어질 것입니다. 운전자본이 충분하지 못 하면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고정자산은 유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급하게 해결해야 할 유동부채가 생기거나 예기치 못 한 돌발상황이 발생한 경우 계속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고정자산이 많더라도 작은 액수의 어음을 막지 못 하면 부도가 납니다. 그러므로 넉넉한 운전자본은 재무적 안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운전자본이 얼마나 되어야 하느냐는 업종에 따라 다릅니다. 현금장사를 하는 비즈니스는 현금유입이 빠르므로 많은 운전자본을 유지하고 있을 필요가 없지만 매출의 발생과 현금유입 사이의 시차가 큰 경우는 넉넉하게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든, 업계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으면 괜챦습니다. 벤자민 그래함(Benjamin Graham)은 시가총액이 운전자본보다도 작은 회사의 경우 투자에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는 기준일 수 있지만 그만큼 운전자본은 기업의 안정성 평가에 중요한 지표입니다. 

 

운전자본의 크기를 다른 지표와 비교해 보는 것도 상당히 유익합니다. (운전자본/매출액)의 비율은 큰 것이 좋을까요, 작은 것이 좋을까요? 운전자본은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유지해야 하는 일종의 현금유출(cash outflow)적 성격을 갖습니다. 재고자산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매출액 1원 당 유지하고 있어야 할 운전자본이 큰 것보다는 작은 쪽이 더 좋습니다. 물론 어떤 산업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보다 (운전자본/매출액) 비율이 낮다면 현금흐름이 더 좋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는 운전자본을 자산 전체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운전자본/자산총액)의 비율은 보통 10-20% 전후입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고정자산에 묶여 있는 부분이 작기 때문에 재무적 위험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동비율(Current Ratio), 당좌비율(Quick Ratio)

유동비율은 운전자본과 함께 회사의 유동성 상태를 알려 주는 또 하나의 주요 지표입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 대 유동부채의 비율입니다.

 

유동비율(current ratio) = 유동자산(current assets)/유동부채(current liabilities)

 

운전자본처럼 유동비율 역시 어떤 산업에 속하느냐에 따라 적절한 수준이 다릅니다. 유동자산이 유동부채의 2배 이상 되면 아주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동비율이 2 이상이란 것의 의미는 정상적인 영업활동 중에 발생하는 부채를 유동자산의 반만 갖고도 다 지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동비율이 1 미만이면 어떻게 될까요?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는데 차입을 해야 하거나 지급을 더 미뤄야 합니다. 유동성 높은 유동자산으로 단기부채를 완전히 커버하지 못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정자산이 아무리 많더라도 유동성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유동비율과 함께 자주 사용되는 것이 당좌비율(quick ratio)입니다.

 

당좌비율(quick ratio) = 당좌자산(quick assets)/유동부채(current liabilities)

 

당좌비율은 다른 말로 "acid test ratio"(산성시험비율)라고도 합니다. 재고자산을 제외하고, 현금및현금등가물과 매출채권만으로 유동부채를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느냐가 당좌비율입니다. 업종에 따라서 재고자산의 현금화가 아주 느린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재고자산이 모두 다 제가격을 받고 현금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단기 지급여력을 훨씬 더 엄격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당좌비율을 보아야 합니다. 당좌비율이 1 이상이면 괜챦습니다. 당좌비율이 1보다 작은데, 재고자산의 유동성이 낮다면 상당히 주의해야 합니다. 유동비율이 높더라도 유동성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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