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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존 레넌(John Lennon)

이명헌 2020. 8. 14. 12:31

2000-1-1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새삼 존 레넌의 곡이 자주 들립니다. 아마도 존 레넌의 운동가로서의 면모 때문일 것 같기도 하고 그의 노래 말에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평화의 메시지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좌파적 상상력이 담겨 있는, 심지어 급진적이기까지 한 존 레넌의 명곡 "Imagine"은 캄보디아 크메르 루즈의 대학살을 다룬 이른바 반공 영화 "킬링 필드"(Killing Field)의 마지막에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존 레넌

비틀즈

비틀즈는 20 세기 슈베르트라고 일컬어지는 뮤지션입니다. 비틀즈의 위대함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얘기가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의 작곡입니다. 일본의 어떤 전문가는 비틀즈 곡의 멜로디 라인을 화성학까지 동원해 가며 분석한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비틀즈 곡의 선율은 오묘합니다. 한 번만 들어도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묘한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있습니다. 

 

 

비틀즈의 리더인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은 여러 면에서 많이 대비되었습니다. 음악적으로도 무척 대조적인 성향을 보여주었고 그 삶도 음악적 차이만큼이나 많이 달랐습니다. 폴은 감성적인 선율과 친근감이 느껴지는 음색 그리고 아름다운 러브 송을 들려줬습니다. 존은 관조적 음색에 내뱉듯이 부르는 창법 그리고 짙은 메시지를 들려줬습니다. 그래서 비틀즈 곡은 존 레넌 색깔의 곡과 폴 매카트니 색깔의 곡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폴 매카트니의 "Yesterday"가 있었다면 존 레넌의 "A day in the life"가 있습니다.

사회 운동가 존 레넌

존 레넌은 영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였을 뿐만 아니라 운동가이자 선동가였습니다. 폴 매카트니나 존 레넌 모두 영국 노동자 계급 출신이었습니다. 폴은 성공 이후 무난하게 제도권의 길을 택합니다. 반면 존은 거대한 부와 명성을 이룬 뒤에도 노동자 계급의 직설 화법을 지켜 갔습니다. 그의 마약 경력을 문제 삼아서 미국 입국을 수 년 동안 허락하지 않은 것은 존의 좌익 성향이 미국 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기 위한 닉슨 행정부의 방해였다는 건 많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존이 1980년 광적인 팬이 쏜 일곱 발의 흉탄에 안타깝게도 삶을 접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베트남 전 파병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기획한 선동가 존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이 있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닉슨 행정부에 의한 존 레넌 암살 음모가 있다는 얘기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퍼져 나갔던 것입니다. 90년대 들어서 FBI에서 관리하던 존 레넌 파일이 공개되었습니다만 공개된 파일도 국가 안전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FBI에서 까맣게 지워 버린 곳이 여기저기 있었습니다. 

 

 

 

 

존 레넌은 아티스트 그 이상의 역할을 생각했습니다. 비틀즈 활동을 하며 쌓은 어마어마한 부를 여러 단체를 후원하는 데 쓰며 정치적 성격이 농후한 이벤트를 펼쳐 나갔습니다.

 

"Give peace a chance"
"Working class hero"
"Power to the people"

 

존 레넌 솔로 앨범에 실려 있던 곡 제목만 봐도 심상치 않습니다. 무엇이 아쉬웠을까요? 20 세기의 대표적 음악인으로 꼽히는 최고의 명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재산. 사람들이 갈구하는 돈과 명예, 그 모든 것을 거머 쥔 그가 왜 그런 주장을 하고 다녔으며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했을까요?

 

성장 배경과 비주류 의식

그 깊은 속이야 알 수 없지만 존의 성장 배경이 영향을 미쳤을 지도 모릅니다. 존은 노동자 계급 출신에 2 살 때 부모의 이혼을 겪습니다. 소년기에 엄마는 다른 남자를 만나서 떠버렸습니다. 게다가 엄마는 존이 한 살 되던 해,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합니다. 존은 이모 밑에서 성장합니다. 불황기의 영국. 하층 노동자 계급. 결손가정. 이런 배경이 그의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주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존 레넌의 곡 "Mother"의 가사는 이런 불행을 노래하는 절규입니다.

 

 

Mother. . . You've left me. . but I've never left you. .
I. . . wanted you. . you. . didn't want me ?
So I've. . . just got to tell you good bye..
Goodbye. .

Mama, don't go.
Daddy come home.

 

존 레넌은 자신의 성향을 가감없이 노출하는 솔직성 때문에 여러 차례 화제거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비틀즈는 예수보다 더 위대하다!" 파문이 대표적입니다. 그의 솔직성은 그의 용기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존 레넌이 오노 요코와 결혼했을 때 비틀즈를 해산시킨 동양에서 온 마녀라는 악담과 함께 많은 협박 편지가 날라들었습니다. 오노와의 결혼 생활이 궤도에 올랐을 때도 상당 수 팬들은 오노 요코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오노 요코가 들어간 사진을 앨범 커버로 택하려 했을 때 레코드 회사는 거절합니다. 존은 앞으로 오노와 함께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 외에는 아무 것도 배포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존 레넌에 관한 책으로는 팝 컬럼니스트 임진모 씨가 번역해서 출간된 것이 나와 았습니다. 존 레넌이 얼마나 영악하게 언론과 기자들을 대했는지, 그가 어떤 식으로 운동을 했는지, 그의 용기나 신념, 인간적인 면모가 잘 그려진 책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존 레넌의 곡 "Watching the wheels"의 가사를 옮겨 봅니다.

 

 

People say I'm crazy
Doing what I'm doing
Well they give me all kinds of warnings to save me from ruin
When I say that I'm OK they look at me kind of strange
Surely you're not happy now you no longer play the game

People say I'm lazy
Dreaming my life away
Well they give me all kinds of advice designed to enlighten me
When I tell them that I'm doing fine watching shadows on the wall
Don't you miss the big time boy you're no longer on the ball?

I'm just sitting here watching the wheels go round and round. . .
I really love to watch them roll
No longer riding on the merry-go-round
I just had to let it go
I just had to let it go

People asking questions
Lost in confusion
Well I tell them there's no problem, only solutions. .
Well they shake their heads and look at me as if I've lost my mind. .
I tell them there's no hurry, I'm just sitting here doing time

I'm just sitting here watching the wheels go round and round
I really love to watch them roll
No longer riding on the merry-go-round
I just had to let it go
I just had to let i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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