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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perception)

한 개인의 행동은 그 사람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perception of what reality is)에 따라 나타나게 됩니다. 동일한 현실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개인의 행동 결정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객관적인 현실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입니다. 인식의 문제가 조직행동론에서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식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1. 인식자(The perceiver): 인식하는 당사자의 동기, 흥미, 경험, 기대하고 있는 것에 의해 현실이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2. 대상(The target): 동일한 인식 대상도 그것이 어떤 배경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상황(The situation): 상황 역시 인식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사람에 대한 인식(person perception)과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

사회 심리학 쪽에서 인간 상호간의 인식에 관해서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이론으로 귀인 이론과 인지적 부조화 이론이 있습니다. 먼저 귀인이론에 대해 알아봅시다.

 

인간은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험을 아주 잘 쳤다고 합시다. 이 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잘 친 것인지 시험이 쉽게 출제된 것인지 궁금해 하며 왜 시험을 잘 친 것인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른 사람을 인식함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면서 그 행동의 원인이 그 사람에게 있는 것인지 외부적인 원인인지 생각합니다. 행동이 무엇 때문에(탓으로; attribution) 나타났을까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초래된 행동(internally caused behaviour)은 개인에 행동의 원인이 있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외부적으로 초래된 행동(externally caused behaviour)은 외부적 요인, 즉,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된 것을 뜻합니다. 귀인이론은,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이 내부적으로 초래된 것인가 외부적으로 초래된 것인가를 판단할 때 다음 세 가지를 기준을 활용한다고 주장합니다.

 

1. Distinctiveness (특이성, 분별성)

먼저 어떤 문제가 있는 행동이나 사건이 나타났을 때 상황에 관계없이 그 행동이 나타났는지를 생각합니다. 누군가 지각을 했을 때 그 사람이 특별히 한 번 늦은 것인지 항상 게으름 피우는 지를 생각합니다. 어떤 행동의 Distinctiveness가 높다면, 즉 문제있는 행동이 특이하게 나타난 것이라면 원인은 바깥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상황에 관계없이 게으른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Distinctiveness가 낮다면 원인이 그 사람에게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건이나 행동에 대해 구별성을 기준으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하려 합니다.

 2. Consensus (합의성)

문제가 있는 행동이 나타났을 때, 한 사람만 그렇게 한 것인가 아니면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사람도 그랬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컨센서스입니다. 늦게 출근한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과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다 같이 늦게 왔다면 원인은 그 사람이 아니라 바깥에 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상황의 특수성이 있는지만 생각해보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상황을 겪은 다른 사람은 어떻게 했는가를 생각하며 원인을 생각하려 합니다.

 3. Consistency (일관성)

특정 행동이나 사건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관찰해 보았을 때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가를 기준으로 원인을 짐작하는 것을 컨시스턴시라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위의 세 가지를 기준으로 활용하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과 행동의 원인을 설명하려 합니다. 시험의 예를 다시 생각해 봅시다. 어떤 과목의 시험을 아주 잘 치른 경우, 우리는 먼저 그 과목 시험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잘 쳤는가를 생각 합니다.(distinctiveness) 내가 공부를 많이 한 것인지 시험이 쉽게 출제된 것인지 판단하려 하며 이 때 분별성을 기준으로 동원합니다. 그 다음으로 다른 친구들도 그 시험을 잘쳤는지(consensus)를 알아 봅니다. 그래서 원인이 나에게 있는지 바깥에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슷하게 공부하고 시험쳤던 예전 시험 결과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성적이 내가 열심히 공부한 덕분인지 시험이 쉽게 출제된 것인지를 판단하려 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어떤 행동이나 사건을 인식함에 있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 동원하는 기준으로는 "distinctiveness", "consensus", "consistency"가 있다는 것이 귀인이론입니다.

 

위와 같은 기준을 동원해서 판단한다는 측면외에 몇 가지 에러나 편견 역시 존재합니다.

 

먼저 "fundamental attribution error"입니다.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과의 Lee Ross 교수가 얘기한 내용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은 자기가 잘해서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실패는 시스템이 잘못되어서 일어났다고 믿습니다. 원인을 내부적인 것으로 돌리려는 근본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그 다음, "actor-observer error"입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여기는 반면 우리 자신의 일은 운이나 상황 등의 외부적 원인쪽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self-serving bias"입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숏컷(Shortcuts)

우리는 어떤 사람을 자세히 관찰하고 연구한 다음 판단하지 않습니다. 한 번에 판단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빠른 시간내에 다른 사람을 일정한 틀에 넣어 판단하는 것(shorcuts in judging others)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세부적인 기전이 작용합니다.

선택적 인식(Selective Perception; 선택적 자각)

모든 것을 다 파악해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받아 들입니다. 인식하는 당사자의 흥미, 배경, 경험, 태도가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기대하고 있던 것을 더욱 확인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으며 거기에 맞는 것이 선택적으로 인식됩니다.

후광효과(Halo Effect)

사람의 한 가지 특징(trait)만을 이용해서 그 사람 전체를 규정하는 것입니다. 부하 직원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소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외견상 그렇게 보이는 부하직원이 업무성과도 훨씬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더욱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이 따로 있더라도 그렇습니다.

대조효과(Contrast Effect)

사람의 인식은 최근에 마주친 사람의 영향을 받습니다. 일처리를 잘하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하던 사람은 다른 평균적인 사람에 대해서 일을 못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면접 때 바로 앞사람이 망치고 나오는 경우 그 다음 사람이 유리해집니다.

투사(Projection)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다른 사람도 똑같이 생각할 것으로 믿습니다. 투사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 사람도 날 싫어할 것으로 인식합니다.

전형화(Stereotyping)

후광효과와 비슷한데 조금 더 확장한 것입니다. 한 사람에 대한 인식을 그 사람이 속한 집단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경향입니다. 주변에 술을 굉장히 좋아하는 군인이 있다면 '군인들은 다들 술을 많이 마신다'라는 식으로 일반화합니다.

이와 같은 것을 활용해서 우리는 사람을 아주 손쉽게 판단합니다. 이 내용들이 실제 조직내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조직에서의 인식과 판단의 적용

채용할 사람을 인터뷰 할 때

사람에 대한 인식이 가장 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채용 인터뷰입니다. 빠른 시간내에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인터뷰에서 파악하고 결정한 것이 사실은 아주 부정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에 임하는 지원자가 독특하게 좋은 점을 갖고 있는 것보다 특별히 나쁜 점이 없어 보일 때, 대체로 좋은 지원자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정보가 인터뷰 조기에 노출되고 나면 그 뒤의 평가는 좋지 않게 나옵니다. 지원자는 인터뷰 초기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별히 문제될 부분이 없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성과 기대

일반적으로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현실이 완전히 틀린 것이라도 그것을 고수하고 가치를 두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작업 성과에 관해서 특히 그렇습니다. "피그말리온효과(pygmalion effect)"는 상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큰 기대를 하는 경우 부하 직원들이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능력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효과입니다. 상사가 기대하는 바가 곧바로 현실로 이어집니다.

성과 평가

성과 평가 역시 평가자의 기준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평가에는 평가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합니다. 능력있는 인물을 저평가하거나 성과없는 직원을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원인은 평가자의 인식상의 내재적 오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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