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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태도의 관계

2001-1-27

신념(Belief): 비평가적인 판단

어떤 것에 대해 평가 없이 판단을 내리는 것을 신념이라 합니다. 우리는 많은 신념을 갖고 삽니다.'그럴거야'라고 평가 없이 믿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도 역시 많은 신념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신념은 두 가지 특징을 갖습니다.

 

 1. 소비자는 제품의 특정 속성(attribute)에 대한 믿음을 갖는다: '외제차는 값이 비싸다'에서 값에 대한 신념.

 2. 소비자의 신념은 연속적이다: 연속적이란 것은, '외제차의 값이 싸다-조금 싸다-보통이다-조금 비싸다'는 식으로 받아 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신념이 중요한 이유는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있어 객관적인 사실보다 주관적인 믿음이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팔리느냐 아니냐는 제품의 우수성 그 자체보다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갖고 있는 신념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소비자행동론에서 다루는 신념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신념의 유형

소비자가 갖는 신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묘사적 신념 (Descriptive Belief)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바나 과거 경험에 바탕을 둔 믿음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로빈 윌리엄스 나오는 영화는 다 재밌었다'--> '로빈 윌리엄스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을 것이다'
묘사적 신념은 다른 신념보다 훨씬 강력해서 깨기 힘듭니다.

 2. 정보적 신념 (Informational Belief)

묘사적 신념과 달리 간접적으로 접한 정보를 바탕으로 형성된 믿음입니다.
'내 친구가 A 식당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 한다' --> 'A 식당 음식 괜챦은가 보다'
정보적 신념은 묘사적 신념보다는 강도가 약해서 조금 더 쉽게 깨질 수 있습니다.

 3. 유추적 신념 (Inferential Belief)

자신이 알고 있는 관련 정보로부터 유추해서 형성한 신념입니다.
'가격이 비싼 것으로 봐서 좋은 재료를 썼나 보다'
유추적 신념이 형성되는 방식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1) 평가 기반의 유추(Evaluation-based inference): 전반적인 인상을 바탕으로 특정 속성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쁘니까 마음씨도 착할 것이다"

 (2) 그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로부터 추론하는 것: "컴퓨터라면 당연히 키보드와 모니터가 있겠지..."

 (3) 예전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적/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것

 

이와 같은 신념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로 이어집니다.

 

 

 

태도(Attitude; 평가적 판단)

태도는 신념과 달리 평가가 개입된 판단입니다.

태도에는 방향과 정도라는 두 가지 구성 요소가 있습니다.

좋다-나쁘다, 좋아한다-싫어한다와 같은 태도의 방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좋아한다-약간 좋아한다-무척 좋아한다와 같은 태도의 정도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성에 대한 믿음이 제품에 대한 태도 형성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 튼튼한 느낌을 준다.
  • 소음이 적다.
  • 사후 서비스가 좋다.

와 같은 주관적 신념이 합쳐져서 '나는 A 브랜드 자동차가 좋다'라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신념이 어떤 기전을 통해 태도를 만들어내는 지와 관련해서 세 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합리적행동 이론(Fishbein, 1975)

태도는 신념이 합산되어 형성된다는 시각입니다. 특정 속성에서 가급적 우호적 평가를 많이 얻어낼수록 제품 전반에 대해 더 좋은 태도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값도 싸고, 튼튼하고, 기름도 적게 들고, 모양도 예쁘고, 크고, 조용하고, 카 오디오도 좋은 것이 장착되어 있고, ... 처럼 좋은 특성이 많으면 많을수록 브랜드에 대한 태도가 좋아질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는 제품의 모든 특징에 대해 주관적 신념을 갖지는 않습니다. 특별히 두드러진(salient; 현저한) 몇 가지 속성에 대해서만 신념을 갖습니다.

 

자동차라면 가격, 디자인, 연비, 악세사리, 크기 등의 몇 가지 대표적 속성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 때 주의를 기울이는 속성의 갯수는 밀러의 매직넘버(5개-9개)의 한계를 갖습니다. 단기 기억에 띄울 수 있는 정보의 양만큼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합리적 행동 이론의 결론은 가급적이면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모든 속성에 대해 좋은 신념을 갖도록 해야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가 좋아진다입니다. "More Is Better"입니다. 그럴 듯하죠? 하지만 다른 의견이 있습니다.

정보통합 이론(Anderson, 1981)

모든 속성이 다 똑같은 비중이 있는 것이 아니고 통계적으로 더 중요하게 여기는 속성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런 특정 속성에 대한 태도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태도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입니다.

 

소비자가 컴퓨터 구입할 때 가격과 서비스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통계적으로 조사되었다면 디자인이나 구입 용이성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가격과 서비스에서 대단히 우호적인 평가를 받는 제품이 더 좋은 태도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가격도 그럭저럭 괜챦고, 서비스도 그럭저럭, 디자인도 적당히 좋은 정도, 구입 용이성도 무난한 제품보다 통계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 속성에서 현저하게 뛰어난 제품이 더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Less Is Better"

정서, 행동의 영향(Zanna & Rempel, 1988)

태도 형성에 있어 믿음만큼이나 정서, 느낌, 감정의 영향이 크고, 또 액션의 영향 역시 크며, 믿음과 정서, 행동 모두가 동시에 조합되어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입니다. 칼로리가 높지만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은, 그 아이스크림이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아이스크림이 주는 기분 좋음, 시원함 등 정서적인 면 때문에 우호적인 태도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행동 역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어떤 제품을 구입하고나면 그 제품에 대해 훨씬 우호적인 쪽으로 태도가 기울어지는 경향이 많이 관찰됩니다. 특정 브랜드 차량에 대해 항상 비판적으로 말해왔던 사람도 상황 때문에 그 브랜드 차를 구입하고나면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또는 꺼꾸로, 태도가 신념에 영향을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어떤 제품에 우호적인 태도가 생기고나면 좋은 점만 더 보게 되고 좋은 느낌만 더 의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태도와 믿음/정서/행동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 같다는 것이 이 모델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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