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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4-9

선호도판단(Preference Judgement)

신념과 태도 문서에서, 태도는 한 제품에 대해 좋다/나쁘다라는 평가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호도는 그런 평가적 판단(evaluative judgement)을 여러 대상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A가 B보다 더 좋다', 'C가 D보다 더 편리하다'가 선호도 판단입니다.

 

 

선호도(preference)는 크게 두 가지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태도 기반 선호도(attitude-based preferences)

 (2) 속성 기반 선호도(attribute-based preferences)

 

태도 기반 선호도는 특정 제품(또는 브랜드)에 대해 종합적으로 형성된 태도에서 비롯되는 선호도입니다.

"삼성이 엘지보다 끌린다", "엘지가 삼성보다 좋다" 같은 것을 태도 기반 선호도라 합니다.

속성-기반 선호도는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의 특정 속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선호도입니다.

제품의 가격, 구입 용이성, 디자인 등과 같은 특정 속성 때문에 'A 제품이 B 제품보다 좋다, 나쁘다'라는 평가적 판단을 하는 것이 속성-기반 선호도입니다.

무엇이 선호도 판단을 결정하는가

어떤 경우에 태도 기반 선호도가 작용을 하고, 어떤 경우에 속성 기반 선호도가 작용할까요? 과거의 경험이나 정보가 부족해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 특정 속성을 바탕으로 선호도를 형성합니다.

데스크탑 피씨만 사용해 온 어떤 소비자가 노트북을 새로 구입하려 합니다. 그 소비자는 노트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노트북 브랜드가 어떤 것이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대신 그는 이동하면서 작업할 것이 많아서 무게와 배터리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과거 경험이 없거나 브랜드에 대한 태도가 형성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 무게나 배터리라는 특정 속성을 바탕으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형성됩니다.

속성 기반 선호도 형성에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비교 방향 효과(direction-of-comparison effect)

무엇을 무엇에 비교하느냐, 즉 비교 순서에 따라서 선호도가 결정된다는 것이 비교방향 효과입니다. 비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두 번째 브랜드의 속성이 다 알려져야 하므로 두 번째 브랜드의 속성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고 관심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A 브랜드에 B 브랜드를 비교한다고 합시다. 이 때, A, B 양자 모두에 있는 속성은 선호도 형성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B에만 있고 A에는 없는 속성이 있는 경우 그 속성은 매우 부각되며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B에만 있는 그 속성이 등장하고나면 본격적인 비교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B에만 있는 속성이 우수한 것이라면 B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역으로 B에만 있는 속성이 우호적인 게 아니면 B로의 선호도가 크게 감소합니다.

A에 B를 비교했기 때문에 B쪽으로 집중되는 것입니다.

 

비교방향 효과에 따르면, A 브랜드에 독특한 특징이 있더라도 A에 B를 비교하는 한은 거의 관심을 받지 못 합니다. 그러므로 비교 광고를 할 때는 상대방 제품에 대한 설명을 먼저 얘기한 다음 우리 제품의 우수한 점을 부각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비교 방향 효과는 오직 속성 기반 선호도 형성에서만 중요하게 작용할 뿐입니다. 태도기반 선호도가 이미 성립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삼성을 엘지보다 더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무엇을 먼저 보여주든 별 차이를 만들지 못합니다.

 

결론적으로 선호도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차적으로 태도 기반 선호도이고 그것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속성 기반 선호도가 작용하는데 이때 판단에 관계되는 속성은 비교 방향 효과라는 것이 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만족도 판단(Satisfaction Judgement)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해 본 뒤에 만족한 소비자는 반복구매(repeat purchase)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좋은 얘기를 합니다. 반면 불만을 갖게 된 소비자는 다른 곳에서 우리 제품에 대해 험담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인터넷처럼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소문 확산 미디어가 나타나고, 대부분의 시장이 공급자 시장에서 수요자 시장이 되어가는 추세가 현저해짐에 따라, 고객만족은 이제 마케팅 부서를 비롯 기업 전체의 최대 관심사가 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고객만족 경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소비자 만족도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소비자 만족도는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일차적으로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을 다른 것과 비교한 데서 비롯됩니다. 구입한 노트북에 특별히 불만족스러운 점이 없더라도 비슷한 가격에 훨씬 더 좋은 사양을 갖춘 다른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역으로 구입한 노트북이 너무 무거워서 불만이더라도 다른 노트북도 다 비슷하게 무겁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다지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교입니다.

 

그 다음으로, 소비자 만족도 역시 비교 방향 효과(direction-of-comparision effect)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째 떠올린 제품의 장점이 우수한 경우 만족감이 더욱 부각됩니다.

 

또한, 소비자 만족도는 소비자가 어느 정도를 기대하고 있느냐에 좌우됩니다. 똑같은 성능을 보여주더라도 구입 전 소비자의 기대치가 더 높았으면 실망을 합니다. 기대치가 낮으면 만족합니다. 이것을 "expectancy disconfirmation model"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만족도는 '누구 탓이냐'(attribution)에 좌우됩니다.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소비자 탓이면 어느 정도의 불편을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매자 탓이라고 판단되면 만족도가 급격히 추락합니다. 그래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해 미리 잘 설명하는 것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합니다. 전자제품을 구입했다고 합시다. 분명히 소비자 자신이 작동법을 잘 몰라서 화가났더라도 미리 '이 제품은 사용이 어려워서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라는 얘기를 들었던 경우와 그런 얘기를 전혀 듣지 못한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 옵니다.

예측 판단(Prediction Judgement)

소비자의 예측은 다른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소비자의 기대에 영향을 줍니다. 불만족의 요인이 누구 탓인지 판단할 때도 소비자의 예측이 관여합니다.

 

소비자의 예측은 어떤 특징을 가질까요? 소비자의 예측은 그야말로 황당한 수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 현장에서 고객을 맞아 본 사람은 이 말의 의미를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많은 것을 합리적으로 고려한 뒤 예측을 하지 않습니다. 인지적 지름길, 즉 휴리스틱스(heuristics)를 이용해서 한번에 예측합니다.

 

휴리스틱에는 몇 종류가 있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측을 하는 "representative heuristic", 모든 정보를 찾아가며 고려하기보다 우선 기억에 떠오른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을 하는 "availability heuristic", 첫 인상을 형성한 뒤 그것을 조정해 가며 예측하는 "anchoring and adjustment heuristic"이 있습니다.

판단한대로 행동하기는 할까?

그렇다면 그런 판단이 실제(구매) 행동으로 이어질까요? A 제품을 B 제품보다 선호하면 반드시 A 제품을 구입하는 행동을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항상 그렇다면 얼마나 세상 사는 게 쉽겠습니까? 소비자의 판단은 소비자의 실제 행동과 항상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규범(Norms)

나이나, 성별, 직업, 직책 등에 맞는 각자 생각하고 있는 '이러이러 해야 한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회적 통념 때문일 수도 있고 개인적 소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규범(norms)이라 합니다.

 

규범은 소비자 개인의 판단을 압도합니다. 실제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Schofield, 1975]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무난하게 생각하는(politically correct) 행동을 하려 합니다. 돈도 많고 외제차가 국산차보다 월등하다는 것도 확신하고 있는 소비자일지라도 '교육자인 내가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생각하면서 외제차를 구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규범이 개인의 판단을 압도하며 실제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차

self-monitoring 정도에 따라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감시하는 "high self-monitoring" 유형이 있고, 그렇지 않은 "low self-monitoring"이 있습니다. 전자는 자신의 태도보다 규범에 더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후자는 다른 사람이야 뭐라 생각하든 스스로 형성한 태도에 맞는 행동을 합니다.

 

"locus of control"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서도 두 부류로 나뉠 수 있습니다.

"internal locus of control", 즉 자신의 운명은 자기자신에 달려 있다고 믿는 사람은 스스로의 태도에 맞는 행동을 합니다. 반대로 내 의지보다는 팔자와 행운이 삶을 좌우한다고 믿는 "external locus of control" 유형은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취합니다.

 

자신의 기준을 더 중요시하는 세그멘트를 겨냥하는 경우라면 제품의 우수성이나 저렴한 가격, 또는 이미지의 우수성 등을 적극 홍보하는 쪽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규범을 중시하는 세그멘트를 노리고 있다면 '다들 이러이러 하게 준비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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