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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은 나쁜 것인가

2001-11-27

 

독점은 왜 생길까요? 또 좋은 것일까요, 나쁜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독점은 나쁘다고 합니다. 정말로 독점은 나쁜 것일까요? 나쁘다면 왜 나쁜 것일까요?

 

독점시장의 특징

독점시장이 완전경쟁시장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공급자가 마켓파워(market power)를 갖는다는 점입니다. 마켓 파워를 갖는다는 것은 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완전경쟁시장은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보고 활동하는 무수한 경쟁 기업들이 있는 반면, 독점기업은 가격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즈 XP를 10만원에 팔 수도 있고, 20만원에도 팔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반면, 완전경쟁시장에서 사과를 파는 경우는 사과 값을 2배 올리는 순간 모든 소비자들이 다른 사과가게로 가버립니다. 내가 파는 사과와 다른 사람이 파는 사과가 큰 차이가 없고 시장 내에 무수한 경쟁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윈도우즈의 경우는 가격을 2배 올렸더라도 당장에 대체할 다른 제품으로 옮겨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소비자는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비싸서 못 사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울며 겨자먹기로 2배 가격을 내고 구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왜 독점기업이 가격을 임의로 정할 수 있을까요? 즉, 왜 독점기업은 마켓 파워를 갖게 될까요? 그것은 다른 경쟁 기업이 진입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장벽, 진입장벽(entry barrier)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진입장벽은 다음의 세 가지에 의해 구축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 자연독점(Natural Monopoly)

1974년 Richard Posner라는 경제학자에 의해 주창된 개념입니다.

 

한국통신의 초고속 인터넷 통신을 생각해 봅시다. 처음 초고속 인터넷 망을 구축한 회사는 한국통신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망을 설치하는 데는 큰 비용이 들지만 설치 후부터는 사용자가 늘수록 평균 생산비가 급감합니다. 케이블 설치에 든 거대한 고정비용이 많은 사용자에 의해 분산됩니다. 어느 단계를 지난 뒤부터는 한국통신이 초고속 인터넷 통신을 제공하는 데 소요되는 평균비용은 아주 낮은 수준이 됩니다. 그리고 가입자가 늘수록 계속해서 더욱 떨어집니다.

이것이 규모의 경제입니다.

 

 

얼마 뒤 하나로 통신이 비슷한 제품으로 진입하려 합니다. 하나로 통신 역시 한국통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케이블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그 비용은 똑같이 거대하게 큰데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큰 폭으로 늘지 않는 이상 평균비용은 한국통신보다 훨씬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초고속 인터넷 통신을 사용하고자 하는 시장 수요가 한국통신에 의해 충분히 커버되고 있는 경우, 하나로 통신은 평균비용이 한국통신보다 훨씬 높으므로 한국통신의 낮은 평균비용을 바탕으로 한 가격 인하를 버텨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회사의 평균비용 최소점에서의 생산량(최소효율규모; minimum efficient scale)이 시장 수요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때,

위의 예처럼 초고속 인터넷 통신을 원하는 사람 숫자가 한국통신에 의해 충분히 대응되고 있다면 '자연적으로' 독점이 됩니다. 이것이 "natural monopoly", "자연독점"입니다. 물론 나중에 초고속 인터넷 통신 수요가 더욱 많아진다면 새로운 진입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요가 많아지면 자연독점은 보다 더 경쟁적시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자연독점의 경우, 소비자들은 낮은 평균 생산비에서 비롯되는 낮은 가격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공급자는 경쟁의 압박에서 자유로와지며 불필요하게 광고나 판촉비 등을 쓰지 않고 제품 생산에 관련되는 투자만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국가적 기간산업인 전력이나 전화, 상수도 같은 초기 고정비용이 거대한 산업의 경우 자연독점이 잘 나타납니다.

2. 정부에 의해서 특별히 독점이 허용된 경우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경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일정 기간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허나 저작권과 같은 경우 상당한 기간동안 배타적 권리를 누리도록 허용해 줍니다. 그 기간 동안 특허권자와 저작권자는 매우 큰 독점적 이익을 얻습니다. 분명히 일정 기간 소비자에게는 손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배타적 권리를 보장해 줌으로써 보다 더 많은 특허와 좋은 저작물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사회전체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간산업의 경우 거대한 초기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서 자연독점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데도 큰 비용을 들여가며 중복투자를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손실을 입히기 때문에 국가가 규제된 독점(regulated monopoly)을 허용하기도 합니다.

3. 파지티브 피드백에 의한 독점

지식기반 경제에서는 수확체감대신 파지티브 피드백(positive feedback)을 바탕으로 한 수확체증 현상이 나타나므로 시장이 선두기업에 의해 거의 완전히 장악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스크탑 운영체제, 오피스 소프트웨어입니다. 파지티브 피드백과 네트웍효과 그리고 잠금 효과(lock-in)를 바탕으로 독점체제가 갖춰진 경우 경쟁사의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가격을 얼마로 할까: 독점 기업의 이윤극대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 XP를 출시하는데, 만약 가격을 100만원으로 책정하면 분명히 많이 팔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럴 리는 없지만 가격을 100원으로 책정하면 엄청나게 팔려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독점 기업이 마켓파워를 이용해서 가격을 책정할 때, 과연 얼마를 받아야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독점 기업도 어쨌든 기업이고,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인데, 이윤 극대화가 될 가격은 얼마일까의 문제입니다.

 

먼저, 독점시장에서의 수요곡선은 완전경쟁시장과 달리 가격을 내리면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우하향합니다.

 

독점시장과 완전경쟁시장의 수요곡선 차이

왼편은 완전경쟁시장에서의 수요곡선입니다. 오른편은 독점시장입니다.
완전경쟁시장의 경우 가격이 단 1원만 높아도 그 기업에서 사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버립니다. 수요곡선이 시장 가격에서 x축에 평행한 직선입니다. 하지만 독점시장에서는 오직 독점기업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듭니다.

 

독점 기업이 가격을 내리면 분명히 더 많이 팔립니다. 즉, Q가 늘어납니다.

완전경쟁시장의 경우 1개를 더 팔면 1개 가격만큼 더 벌게 됩니다. 한계 수입(marginal revenue)이 가격(price)과 똑같았습니다. 그 이유는 시장 가격이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독점 기업은 1개를 더 팔려면 가격을 내려야 합니다. 한계 수입이 가격보다 낮습니다. 가격 P를 내리면 Q가 늘어납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그려집니다.

 

 

이 때 한계수입(marginal revenue) 곡선의 기울기는 수요곡선 기울기의 1/2이 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증명은 생략합니다만 위 그림처럼 훨씬 더 급한 기울기로 수요곡선 하방에 놓인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제 독점기업이 어떻게 가격책정을 하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독점기업도 이윤극대화를 위해 움직이며 이윤 극대화 점은 한계수입(MR)과 한계비용(MC)이 똑같아 지는 생산량에서의 가격입니다. (기업의 이윤극대화 조건: MR=MC)

한 개 더 팔 때 버는 돈과 한 개 더 만드는 데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이 같을 때 이윤극대화가 이뤄집니다. 

위 그래프에 한계비용(marginal cost) 곡선을 함께 그려보면 이윤극대화가 이뤄지는 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MR=MC인 생산량 Q*가 이윤극대화 점이고, 이 점에서의 가격 P*가 독점 기업이 이윤극대화를 이룰 수 있는 가격입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면 독점가격 P*는 한계비용(marginal cost)보다 더 큽니다. 한 개 더 만드는 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이것은 완전경쟁시장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완전경쟁시장은 가격이 한계비용과 같았습니다.

 

따라서 독점기업의 이윤은 Profit = (P-ATC) x Q에 의해 다음과 같이 됩니다.

그런데 수요곡선은 소비자가 어떤 제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한계 수입은 1개를 더 만드는데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입니다. 시장 전체로 봐서 가장 효율적인 점은 소비자가 지불하려는 비용과 1개를 더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만나는 점, 즉, 수요 곡선과 MC 곡선이 만나는 점입니다.

 

위 그래프의 Q**점이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장 효율적인 점입니다. 그런데 독점시장의 경우 Q**점이 아닌 Q*점에서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MR=MC), 가장 효율적인 생산량만큼 생산되지 못합니다.

 

이것이 독점의 폐해입니다.

 

가격이 한계비용(marginal cost)보다 더 큰 지점에서 결정되어 공급자에게 더 많은 이윤이 돌아가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효율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독점시장의 문제점입니다.

 

경제학은 사회후생(social welfare)을 생각합니다. 공급자인 기업이나 수요자인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똑같이 고려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자원할당이 이뤄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탐색합니다. 공급자가 더 큰 이익을 취한다는 것 자체는 사회 전체로 봐서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독점의 문제는 독점기업이 많은 이득을 취한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총잉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점에서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그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생산이 이뤄진다는 데 있습니다. 독점은 '파이' 크기를 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파이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의 문제는 후생경제학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급자도 사회의 일원이고, 소비자도 사회의 일원입니다. 문제는 공급자잉여, 소비자잉여를 합친 총잉여(total surplus)가 줄어드느냐 아니냐입니다. 파이 크기가 줄어드느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독점의 경우엔 파이가 줄어듭니다. 그래프를 봅시다.

자중손실 (dead weight loss)

"자중손실(dead weight loss)"이 바로 독점에 의한 사회후생의 손실분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그래프에서 분홍색 삼각형이 "dead weight loss"입니다. 수요 곡선과 한계비용 곡선이 만나는 Q**점이 사회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생산량인데 생산은 Q*점에서 이뤄져서 사회 전체적 손실이 초래됩니다.

독점을 어떻게 할까

사회 후생 측면에서 독점은 자중손실을 야기하므로 정부는 이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경쟁체제 도입

경쟁 체제를 도입하면 자연스레 독점 체제가 허물어 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것이 '반독점법' 등입니다. SK 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합치려 할 때 이것이 독점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적으로 인수합병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경쟁 체제를 유지하려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회사를 여러 개의 회사로 분할하려는 시도도 경쟁 체제 도입을 위한 정부의 개입입니다.

2. 가격규제

독점기업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켓 파워를 갖고 있습니다. 바로 그 부분에 정부가 개입해서 독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電氣의 경우, 한국전력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가격은 정부가 규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할까요? 시장의 효율을 생각한다면 한계비용과 똑같은 가격으로 정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연독점의 경우, 평균비용(average cost)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비용 곡선은 항상 평균비용 곡선 하방에 놓입니다.

 

가격을 한계비용 수준으로 낮추면 시장 전체적으로는 자중손실이 없어지므로 효율적 자원배분이 될 지 모르지만, 독점 기업으로서는 평균비용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 됩니다. 밑지는 장사를 계속할 기업은 없습니다. 그 독점기업은 다른 곳으로 떠나고자 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세제 혜택 등으로 보상을 하려 합니다. 그런데 세금 역시 자중손실을 일으키게 되어 있습니다. 자중손실을 피하려고 가격을 한계비용 수준까지 낮추면 다른 곳에서 자중손실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독점의 경우 가격규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면 평균비용(average cost) 수준에서 가격을 정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면 독점기업의 이윤은 0이 됩니다. 자중손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윤이 0인 데도 계속 머물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한계비용이나 평균비용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려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옵니다. 기업은 비용을 낮출 동기가 전혀 없습니다. 비용을 낮춰 봐야 낮춰진 비용에 맞춰 가격도 내려야 하므로 이윤이 늘지를 않기 때문입니다. 가격 규제로 독점을 해결하는 것은 이렇게 어렵습니다.

3. 공기업화

전화나 전기, 우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입니다. 공기업이 된 경우 가격을 낮춰서 자중손실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가 수십 년동안 봐온 것처럼 경영이 매우 방만해지기 쉽습니다. 공기업 사장은 의례 정치적인 자리가 되어 정권이 바뀌면 여러 형태의 낙하산을 타고 전혀 그 기업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비용을 낮추거나 이윤을 높이거나, 기타 조직의 효율을 기하는 쪽으로 동기유발이 되기 힘듭니다. 자기를 그 자리에 앉게 해준 '실세'와의 끈이 끊어지지 않는 한 철밥통처럼 그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그 기업을 경영할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공기업화 역시 독점의 궁극적 해결책이 아닙니다.

 

이렇게 여러 해결책 중 그 어떤 것도 확실하게 시장의 효율을 가져다 주지 못하기 때문에, 독점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 차별화 (Price discrimination)

독점기업의 경우 가격을 정할 수 있는 마켓파워를 갖고 있습니다. 마켓 파워를 잘 활용하면 자중손실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나타난 것이 바로 가격 차별화입니다.

 

가격차별화는 (사실상) 똑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똑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에 팔 수 있을까요? 모닝파마를 생각해 봅시다. 아침에 파마하러 오면 더 싸게 해주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머리를 손질하러 오는 사람이 적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가격이 높았으면 파마를 자주 하지 않을 사람도 파마를 자주 할 수 있습니다. 미용실로서도 한산한 오전 시간에 쉬고 있는 것보다 돈을 벌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래프를 봅시다.

독점기업의 경우 수요 곡선(demand curve)이 우하향하고 있습니다. 또, 독점기업의 이윤극대화점은 한계비용과 한계수입이 만나는 점이므로 독점 가격은 P1입니다. 가격이 P1인 경우 독점 기업의 이윤은 "profit"으로 표시된 사각형입니다. (팔린양 x 독점가격) - (팔린양 x 한계비용)이 이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A 삼각형은 무엇인가요? 자중손실입니다. 한계비용 곡선과 수요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가격이 형성되지 못해서 나타나는 손실입니다. "profit" 위의 삼각형은 무엇일까요? 가격이 P1보다 더 높더라도 구입했을 부분입니다. 이것을 소비자 잉여(consumer surplus)라고 합니다.

 

이제 가격차별화가 그림을 어떻게 바꿔버리는지 봅시다. A 삼각형 빗변의 수요들은 사실은 가격이 P2에서 형성되었다면 (한게비용(marginal cost)과 수요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가격이 형성되었다면) 구입했을 수요자들입니다. 가격이 한계비용보다 훨씬 높은 P1에서 결정되었기 때문에 구입을 못했습니다. "profit"에 포함이 안 됐습니다. 그런데 '완벽한' 가격 차별화가 가능해서, P1에서 살 사람들에게는 P1을 받고 팔고 P2에서 살 사람들은 (모닝파마를 하러오는 사람처럼) P2에서 판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 P1보다 더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에게 더 비싼 가격으로 팔 수가 있다면?

 

자중손실이 없어집니다.

가격차별화는 공급자가 소비자 잉여를 모두 흡수할 수 있게 합니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가격 차별화는 불가능합니다. 소비자가 얼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라도 가격차별화를 하면 시장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용됩니다. 자원 배분이 더 효율적으로 됩니다. 가격차별화는 뜻밖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비싼 가격의 하드커버 책이 나온 다음 저렴한 페이퍼백이 나옵니다. 제작비는 두 버전이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드커버는 보다 더 빨리 나오고 또 소장가치가 높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기꺼이 더 비싼 가격에 하드커버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존재합니다. 공급자는 가격차별화를 통해 그 소비자잉여를 흡수합니다. 영화가 개봉된 한참 뒤 저렴한 비디오 테잎이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차별화가 가능하려면 가격이 다를 이유를 소비자가 충분히 납득하고 있어야 합니다. '조조상영은 당연히 더 싸다. 아침 일찍 보러 오는 건 힘들기 때문이다.'처럼 생각되어야 합니다. 아니면 차별화된 제품의 이동이 불가능해야 합니다. 똑같은 교과서를 미국에서는 100000원에 팔고, 한국에서는 50000원에 파는 가격차별화를 한다고 가정합니다. 한국에서 50000원에 사서 미국으로 역수출이 가능하다면 미국내에서 100000원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원서들이 미국내 가격과 미국외 국가 가격이 다릅니다. 그리고 역수출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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