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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분석은 재무제표를 'undo'해서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는 과정

2004-1-2

 

이 글을 비롯해서 몇 편으로 나눠서 쓴 기업분석과 밸류에이션 씨리즈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Palepu, Healy 등이 저술한 "Business analysis & Valuation Using Financial Statements"의 내용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회계 분석 편을 정리한 글입니다.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한 기업분석의 각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회계 분석(accounting analysis)이 어떤 특징을 갖는지 생각해 봅시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분석할 때, 재무분석의 정확성은 이에 사용되는 회계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에 좌우됩니다. 자산 분석, 부채 분석 등의 회계 분석을 하는 목적은 현재 그 기업이 처한 실제 상황을 회계가 어느 정도나 잡아 내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회계적 유연성(accounting flexibility)이 작용한 곳이 어디인지, 회계 정책과 추정치는 어느 정도 합리성이 있는지를 평가함으로써 회계정보의 왜곡 정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왜곡 정도를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금흐름표와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이용해서 실제 상황을 반영한 숫자로 되돌려 놓는("undo") 것 역시 회계 분석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재무 보고의 제도적 프레임웍

소유와 경영의 분리 이후 회계정보가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경영자뿐만 아니라 기업 외부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회계정보와 이것을 공식화한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무제표는 일정 기간마다 공개되고 독립적인 회계 법인에 의해 감사되고 있으며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기업의 체력을 나타내주는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입니다. 기업의 영업 성적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 balance sheet)가 있습니다. 기업의 체격, 즉 특정 시점에서 기업이 무엇을 소유하고 있고 무엇을 빚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스냅사진입니다. 마지막으로 현금흐름표(cash flow statement)가 있습니다. 발생주의에 의해 기록된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와 달리 당해연도에 기업의 현금이 실제로 어떻게 조달되고 집행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입니다. 이들 재무제표는 회계수치와 더불어 그에 대한 경영진의 평가, 주석과 함께 제공되며 여러 이해관계자가 그 기업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애널리스트는 재무제표를 심층적으로 읽어낼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재무제표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까지 재무제표와 주석을 통해 유추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재무제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도적 프레임웍을 개괄적으로 살펴봅시다.

발생주의 회계(Accrual accounting)

회계정보는 발생주의에 따라 기술됩니다. 발생주의란 현금흐름이 실제 나타났느냐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회계적 의미가 있는 거래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경제적 활동에 관련된 효익과 비용의 기록이 현금을 주고 받는 실제 시점과 분리되어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새로운 바이어에게 제품 제공을 계약하고 제품을 공급했습니다. 그 계약을 통해서 현금을 받은 것이 하나도 없어도 매출로 기록됩니다. 그리고 그 계약을 완수하기 위해 들어가는 미래의 비용 역시 비용으로 인식합니다. 이렇게 실제 현금흐름과 관계없이 '예측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거래를 기록하는 것이 발생주의 회계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 매출이냐, 무엇이 비용이냐 등은 엄밀하게 정의하기가 힘들 수 있고 그 부분을 앞으로 별도의 문서를 통해 하나씩 다룹니다. 발생주의 회계를 뒷받침하고 있는 기본 개념에는 크게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대차대조표의 중추를 이루는 세 가지 개념을 봅시다.

 

 1. 자산(Assets): 자산은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경제적 자원으로 1)미래에 경제적 효익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아야 하며, 2)그것이 '합리적인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2. 부채(Liabilities): 부채는 과거에 받은 효익으로부터 비롯되는 경제적 의무로, 1)합리적인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의무 이행이 될 수 있어야 하며, 2)이 때 그 시점을 합리적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규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소유주지분(Owner's Equity; Equity; 자기자본):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것입니다.

 

자산, 부채, 소유주지분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으며 이를 회계에서는 "fundamental equation"으로 일컫습니다.

 

Assets = Liabilities + Owner's Equity

 

A=L+OE입니다. 자산은 부채와 자기자본을 합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손익계산서의 중심을 이루는 개념 역시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수익(Revenues): 수익은 일정 기간 동안 벌어 들인 경제적 자원을 의미합니다. 이 때 언제 수익을 인식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기는데 그 기준은, 1)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실상) 완전히 제공했을 경우, 2)고객이 현금을 지불했거나 합리적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현금 지불을 기대할 수 있을 때, 이를 수익으로 인식합니다.

 

 2. 비용(Expenses): 비용은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해서 없어진 경제적 자원을 뜻합니다. 비용 인식은 보수주의 원칙에 입각해서 이뤄집니다. 보수주의 원칙에 의하면 비용은, 1)동일 기간에 인식한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비용, 2)동일 기간에 소비된 효익과 관련된 비용, 3)합리적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있지 않은 미래 효익이 있는 자원입니다.

 

 3. 이익(Profit): 이익은 일정 기간의 매출과 비용의 차이입니다.

 

이와 같이 '합리적 수준의 확실성'이라는 문구로 개념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본적으로 애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 결제 대금을 1개월 연체한 사람에게 추가적으로 현금 서비스를 해주었습니다. 현금 서비스는 분명히 은행에 일정한 이자를 지불하므로 수익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객이 현금 서비스 원금과 이자를 다음 결제일에 갚을 것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합리적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예측할 수 있습니까?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발생주의 회계는 어쩔 수 없는 해석상의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앞으로 개별 문서를 통해 하나씩 다뤄나갑니다.

보고를 경영자에게 위임

기업의 실제 상황은 내부자인 경영자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발생주의 회계 개념에 맞는 한도 내에서 모든 기록은 경영자에 의해 일차적으로 시행됩니다. 재무제표에 내부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렇지만 정보비대칭에서 비롯되는 대리인문제(agent problem), 즉, 대리인인 경영자와 주주의 이익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 때문에 경영진에 위임된 권한이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순이익 대비 인센티브가 걸려있는 경영자라면 매출을 인식하는 데 있어 '합리적 수준의 확실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자 할 것입니다. 경영자에게 보고를 위임하는 것은 회계정보(재무제표)에 내부정보를 적절히 반영한다는 장점과 함께 대리인문제라는 단점을 함께 갖습니다. 이것을 개선하고 차단하기 위해 동원하는 것이 독립적 외부인에 의한 회계감사(auditing)와 회계원칙의 강제입니다.

기업회계기준

경영자가 회계적 유연성을 활용해서 기업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계관습이 만들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회계관습과 정착된 표준을 통합해서 제도화한 것이 기업회계기준입니다.

회계정보 제공 방식을 기업회계기준의 틀에 맞추고 또 회계표준을 통일함으로써 개별 경영자가 유사한 경제적 거래를 다른 방식으로 기록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개별 기업이 발표하는 회계정보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하지만 모든 규정이 그렇듯 회계적 유연성을 적절히 발휘해야 할 부분에서는 회계기준이 하나의 제한요소로 작용, 기업의 진정한 실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한 재무제표를 만들어 낼 수 없게 할 수도 있습니다.

외부감사(External Auditing)

재무제표를 만들어 내는 측이 아닌 외부의 독립적 감사인을 통해 회계정보를 감사함으로써 기업이 제공하는 재무제표가 활동해 온 시간 전체에 걸쳐 회계공준이나 회계관습에 잘 부합되게 기록되었는지, 회계적 추정들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등을 상당 부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회계기준처럼 외부감사 역시 경영자에 의한 자의적인 회계정보 왜곡의 가능성을 낮춤과 동시에 실제 기업 상황을 반영한 적절한 회계적 유연성 발휘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감사인은 감사가 곤란한 정보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비판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그 정보가 주주나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더라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회계분석의 목적

위와 같은 여러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는 '회계적 잡음'(noise)과 경영자의 편견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애널리스트는 발표한 재무제표가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회계분석을 통해 재무제표를 다시 되돌려 놓아야("undo") 합니다. 재무제표를 통해 역으로 기업의 실제 모습을 그려냅니다.

그러면 회계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회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회계잡음과 편견은 크게 세 가지 원인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습니다. 1)회계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서 비롯된 것, 2)무작위적인 미래 예측에서 비롯된 것, 3)특정 목적을 염두에 둔 경영진에 의해 조직적으로 선택된 회계정책 등입니다.

 

 1. 회계기준(Accounting Rules): 회계기준 자체가 잡음과 편견을 낳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연구개발이 사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바이오 벤쳐기업을 생각해 봅시다. 기업회계기준은 이 벤쳐기업이 투자한 연구개발비 중에 '신제품, 신기술 등의 개발과 관련하여 발생한 비용으로 개별적으로 식별가능하고 미래의 경제적 효익이 확실하게 기대'될 때 이를 '개발비' 명목의 무형자산으로 잡을 것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위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 실제로는 개발비적인 지출인 데도, 단순히 비용으로 계상되는 '연구비'가 되어서 기업의 순이익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2. 예측오류(Forcast Errors): 발생주의 회계 개념에서 계속 등장했던 "합리적 수준의 확실성"은 대단히 자의적인 표현입니다. '미래에 어떠할 것이다'는 경영자마다 다르게 볼 수 있고 회계정보의 잡음과 편견을 야기합니다.

 

 3. 경영자의 회계처리기준 선택: 경영자가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회계처리기준을 선택할 경우 회계정보의 잡음과 편견을 야기합니다. 몇 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a. 차입 관련 계약

부채를 얻을 때 재무적 기준에 따라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비율이 얼마 이상이 되어야 한다 등의 계약 조건 때문에 회계정보를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한 회계처리 방식이 선택될 수 있습니다.
   b. 경영자 보상

순이익 크기에 경영자의 인센티브가 좌우된다면 오로지 손익계산서상의 순이익을 늘리기 위한 회계처리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c. 경영권 분쟁

적대적 M&A나 위임장을 받은 대리전, 주주의 동의를 놓고 벌이는 경영진간의 분쟁에 있어 재무제표상의 정보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됩니다. 경영권 다툼에 유리한 방향으로 회계정보가 가공될 수 있습니다.
   d. 세금을 줄이기 위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이익을 줄이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재고자산을 후입선출(LIFO;Last In First Out) 방식으로 처리하는 경우 제품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e. 규제 관련

반독점법이나 여러 가지 규제 법안들이 재무제표상의 숫자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f. 자본시장 고려

주가 관리나 기타 자본시장에 영향을 주기 위해 숫자를 가공할 수 있습니다.
   g. 주주 고려

노사 협상 등에서 논쟁의 근거가 되는 것 역시 재무제표상의 순이익 등입니다. 주주 이익을 더 키우고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려 할 수 있습니다.
   h. 경쟁 고려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경우 제품의 마진율이라든지 기타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공시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상의 요소 외에도 공시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역시 회계의 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완전공시원칙(full disclosure principle)을 지키며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통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정공시를 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의도적으로 또는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시하지 않는 기업도 있습니다.

회계분석 방법

실제 회계 분석을 어떻게 하는지 단계 별로 알아 봅시다.

1단계: 핵심 회계 정책을 찾아라

모든 비즈니스는 그 비즈니스가 속한 산업의 특성에 따른 핵심적 성공요인과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첫 단계는 이 성공/위험요소들을 기업이 어떤 식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핵심 성공/위험요소가 재무제표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떤 기준으로 기록되고 추정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회계 분석의 첫 단계입니다.

은행이라면, 금리와 신용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성공을 좌우합니다. 신용위험은 대손충당금으로 기록되고 관리되므로 대손충당금을 어떤 기준으로 설정하고, 어떤 식으로 관리해 왔는지 파악하는 것이 은행 분석의 첫 단계입니다.

2단계: 회계적 유연성 정도를 평가한다

회계추정이나 회계처리기준 선택은 기업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업계 특성 때문일 수도 있고 경영진의 성격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코카콜라 같은 음료업계에서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브랜드 구축과 마케팅에 소요되는 지출은 모두 비용 처리되어야 합니다.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설정할 때 어떤 여신이 고정인지, 회수의문인지 등은 상당 부분 경영자가 임의로 추정합니다. 이렇게 업계 특성에 따라 회계적 유연성을 많이 가질 수도, 적게 가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경영자에 의한 회계처리방침 선택도 기업마다 다릅니다. 어떤 회사는 재고자산을 선입선출법으로 계상하고 다른 회사는 후입선출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감가상각도 정액법으로 할 수도 있고 정률법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경영자가 상당한 유연성을 누릴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평가해내야 합니다.

재무제표를 보면서 그 재무제표가 어느 정도의 유연성하에 만들어 진 것인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것이 두번째 단계입니다.

3단계: 회계 전략 평가

경영진이 회계적 유연성을 활용해서 기업의 실상을 적절히 보여주려 하는지 아니면 은폐하려 하는지 평가하는 단계입니다. 여기서 던져 볼 수 있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와 비교해서 그 기업의 회계처리기준이 어떠한가: 만약 차이가 있다면 경쟁전략이 독특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무엇인가를 숨기기 위한 것인가.

 

 2. 이익을 '손질'해야 할 유인요소가 있는가: 차입 계약 조건을 위반할 위험이 커졌는지, 또는 이익 크기에 비례해서 경영진 보너스가 걸려 있지는 않은지, 경영자가 자사주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영권 분쟁이나 노사협상을 앞두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알아 보아야 합니다.

 

 3. 회계처리기준과 회계추정이 과거에는 얼마나 현실성이 있었는가: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분기보고서에서 매출을 크게 잡고 비용은 줄였다가 외감을 받는 사업보고서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는지, 취득영업권(acquired goodwill)의 상각을 천천히 하고 있어서 나중에 한꺼번에 크게 상각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알아보면 됩니다. 과거에 영업권 상각을 천천히 했었다면 그 기간 동안 이익을 '손질'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4. 특별한 회계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대한 거래를 기획했는가: 리스회사의 경우 금융리스로 처리하기 위해 리스기간 조절이나 염가구매선택권을 부여했는지, 또는 회사채 이표이자율을 조절하거나 전환사채의 전환기간을 조절하여 주당순이익이 희석되는 것을 차단했는지 등을 봅니다.

4단계: 공시의 질 평가

경영자는 공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 던져볼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회사의 전략과 그 전략의 경제적 결과에 관한 부분을 평가한 내용을 공시하고 있는가: 사업보고서 중 영업보고서 등을 통해서 기업이 속한 산업의 상황, 현재 기업의 경쟁상의 위치, 경영자의 전략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형식적인 언급에 그치는 기업이 있습니다.

 

 2.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통해서 핵심 회계 정책(1단계에서 파악한)과 그 정책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잘 설명하고 있는가: 동종업계 내의 다른 회사와 차이가 있는 방식으로 매출이나 비용을 인식한다면 그 근거를 자세히 밝히고 있는지 봅니다.

 

 3. 현재 기업이 거두고 있는 성적을 적절히 설명하고 있는가: 영업보고서, 이사의 경영진단 의견서 등을 통해서 재무제표상의 숫자와 기업이 처한 현실을 연결해 가며 자세히 설명하고 분석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습니다.

 

 4. 회계기준이나 회계관습에 의해 기업의 핵심 성공 요인을 적절히 알리는 것이 제한을 받은 경우 이를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는가: '연구개발비가 핵심 성공 요인인데도 불구하고 기업회계기준의 엄격한 적용에 의해 합리적이지 않게 비용으로 인식된 부분이 있었고, 이것은 사실상 분명한 계획하에 지출되고 있는 미래의 경제적 효익 창출이 거의 확실한 지출이다' 등으로 회계기준, 회계관습에 의해 가려진 부분을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는가를 봅니다.

 

 5. 개별 세그먼트에 대해 충분히 공시하고 있는가: 한 기업이 여러 사업 부문에 진출한 경우 개별 세그먼트에 대해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는 기업이 있고, 그렇지 않은 기업이 있습니다.

 

 6. 나쁜 소식을 어떤 식으로 다루고 있는가: 이 부분이 공시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됩니다. 나쁜 소식을 솔직하게 공개하면서 그것이 회사 전략과 어떤 관계가 있고 어떻게 해결하려 한다는 것을 자세히 밝히는 경영자가 있는가 하면 외부 환경의 변화에 탓을 돌리며 은폐하려는 경영자가 있습니다.

 

 7. IR 프로그램의 질은 어떠한가.

5단계: 잠재적인 경고등을 찾아내라

위와 같은 분석을 한 다음, 자세히 리서치해 봐야 할 사항을 암시하는 빨간불을 찾아 봅니다. 경고등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자세한 설명이 없는 회계처리기준의 변경(특히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재무제표를 '화장'하기 위해 회계처리기준을 슬쩍 바꾸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이익을 크게 늘린 어떤 거래에 대해 설명이 없을 때: 자산매각 등을 통해 당기의 나쁜 영업 퍼포먼스를 위장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3. 매출 증가에 비해 매출채권(accounts receivable) 증가 폭이 너무 클 때: 신용으로 판매하는 것을 늘리고 있거나 유통 채널로 제품을 밀어내서 영업이익을 부풀리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신용 판매를 많이 한 경우, 다음 기에 큰 폭의 매출채권상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밀어내기식 판매 역시 반품율을 높이거나 다음 기의 출하량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4. 매출 증가에 비해 재고 증가폭이 너무 클 때: 완성품 재고가 커지고 있다면 좋지 못한 신호이지만 반제품, 재공품 재고가 커지고 있는 것은 좋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원재료가 늘고 있는 것은 제조나 조달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5. 대차대조표상의 순이익과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큰 차이가 날 때: 회계처리기준이 일정했다면 대차대조표상의 순이익과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의 차이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합니다. 이것이 크게 변화했다면 발생주의 회계로 기록된 추정에 어떤 변화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6. 대차대조표 상의 이익과 세무회계 이익이 크게 차이가 날 때: 이 둘 역시 차이는 있지만 그 차이가 크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7. 연구개발 파트너십이나 매출채권 담보 등을 통해 파이낸싱한 경우: 건전한 목적으로 시행된 것일 수도 있지만 부채를 줄이거나 자산을 부풀리려는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8. 갑작스런 큰 폭의 자산상각: 그동안 자산을 적절히 회계추정치로 전환해 오지 못한 것이거나 기업이 갑자기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일 수 있습니다.

 

 9. 관계회사 간의 거래: 시장에서 일어난 거래가 아니므로 경영자의 자의적 평가가 개입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집니다.

이상의 경고등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리서치가 필요한 부분이 나타났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6단계: 회계적 왜곡을 되돌려 놓기

이상과 같이 많은 왜곡과 편견이 존재할 수 있는 회계정보를 주변 정보를 이용해서 원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 회계분석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큰 도움을 주는 것은 현금흐름표와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입니다.

 

현금흐름표는 발생주의 회계와 실제 현금흐름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큰 지침이 됩니다.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의 특정 항목의 건강성을 짐작하게 해주는 것이 현금흐름표입니다. 비용으로 인식해야 할 것은 자산으로 잡는 경향이 있는 회사라면 현금흐름표와 대차대조표를 연계해서 파악함으로써 실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 역시 큰 도움이 됩니다. 회계처리기준이 바뀐 이유라든지,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기재된 어떤 항목은 사실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해석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든지, 대손충당금 설정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했다든지 등의 내용과 그 공개 정도를 통해 기업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회계분석의 함정들

회계분석을 할 때 애널리스트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 몇 가지 있습니다. 회계분석의 목적은 재무제표를 '되돌려서' 기업이 처한 실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이런 함정들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1. 보수적 회계가 반드시 '좋은' 회계는 아니다: 기업의 현실을 잡아낼 수 있는 회계가 좋은 회계이지, 보수적으로 추산한 회계가 좋은 회계는 아닙니다. 보수적 회계를 악용해서 나쁜 성적을 위장하기 위해 순이익을 분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일반적이지 않은 회계와 의문스러운 회계는 다르다: 기업의 전략이라는 문맥에 맞게 기업 현실을 잡아낼 수 있는 회계라면 그것이 업계 내의 다른 회사와 많이 다르다고 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3. 회계 정책의 변화를 모두 다 순이익을 '손질'하기 위한 목적으로 간주하려 해서는 안된다: 그 기업이 처한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면 그에 맞게 회계처리 기준도 바뀌어야 합니다. 바뀐 이유를 자세하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면서 적절히 회계기준을 변경한 것은 기업의 실제 상황을 더 정확히 공개하려는 바람직한 회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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