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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7-28

 

워렌 버핏은 여러 비즈니스스쿨을 비롯한 학교에서 강연을 해왔고 간혹 유수 미디어에 기고나 인터뷰 형식으로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1997년 캘테크(Caltech) 강연 등에서 밝힌 투자에 대한 그의 생각과 함께 인생에 대한 조언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종잣돈과 투자 기간에 관하여

"가장 먼저 인식해야 할 점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11살 때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돈을 모으는 것은 눈덩이를 언덕 아래로 굴리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눈을 굴릴 때는 긴 언덕 위에서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56년짜리 언덕에서 굴렸습니다. 그리고 또 잘 뭉쳐지는 눈을 굴리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작은 눈뭉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워싱턴포스트 신문 배달을 해서 마련했습니다.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는 게 좋고 올바른 방향으로 오랫동안 지속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게 있어 가장 중요했던 것은 우리가 큰 손실을 입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월 스트릿에서 활동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버크셔 해써워이의 성공적인 투자에 비견할 만한 투자 성공 사례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피하는 쪽으로 움직여 왔고 그건 제가 말하는 'circle of competence', 즉 자신이 잘하는 영역 내에만 머무르는 것을 통해 이룰 수 있었습니다. 원(circle)이 얼마나 큰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원의 경계가 어디인지를 아느냐입니다. 아주 작은 원을 갖고 있더라도 그 원 안에만 머문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톰 왓슨(Tom Watson) 씨가 "나는 전혀 천재가 아니지만 몇몇 지점에서 똑똑한 편이었고 단지 그 부근에만 머물렀던 것입니다"라고 얘기한 것처럼요.

 

바로 그것이 제가 투자를 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해할 수 있는 회사들에만 투자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항상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대한 손실을 입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56년 뒤에 저를 찾아 와서 그런 방식이 실제 어떤 결과를 가져 왔는지 얘기해 주세요."

스승 벤자민 그래함(Benjamin Graham)에 관하여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열아홉 살 때 벤자민 그래함(Benjamin Graham)이 쓴 "The Intelligent Investor"라는 책을 만난 것입니다. 저는 여섯, 일곱 살 때부터 주식에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때까지 챠트를 그리거나 분석하는 등의 이른바 기술적분석이라는 것을 해왔는데, 아주 재미는 있었지만 별로 돈을 벌지는 못 했습니다. "The Intelligent Investor"에는 세 가지 중요한 아이디어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주식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종목 기호가 아닌 사업체 지분의 일부로 보라는 사실입니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실제 사업체의 일부분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마치 여러분 동네에 있는 세탁소나 주유소를 사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은 General Motors의 수백분의 일 퍼센트를 사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잘 알고 있는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그것을 어떻게 가치평가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어떤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면 다른 회사를 찾으세요.

 

벤 그래함의 두 번째 개념은 주식시장의 변동에 대한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그는 주식시장이 우리에게 봉사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 우리를 가르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고 얘기했습니다. (Stock market is there to serve you not to instruct you.) 그러므로 어떤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좋은 뉴스입니다. 왜냐하면 잘 알고 투자를 한다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 비즈니스를 훨씬 싼 가격에 더 많이 살 수 있다는 의미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개념은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입니다. 여러분이 4.5톤짜리 트럭을 운전하고 있는데 건너야 할 교량의 한계가 5톤이라면, 10톤까지 견딜 수 있는 다리를 찾으라는 것입니다. 주식을 살 때는 여러분이 생각한 가치보다 훨씬 쌀 때 사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세 가지 개념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근본적인 원칙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한 것이 제 투자의 핵심입니다. 저에게는 부가적인 강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제가 투자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에도 몸 담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현장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버핏은, 스승의 철학의 핵심이 정량적 분석에 있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함은 주식을 구입할 때 운전자본보다 시가총액이 더 낮을 때 구입한다든지 등의 정량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저는 그의 가르침에서 중요한 부분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가르침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주식을 비즈니스의 일부로 보라는 것 그리고 안전마진 개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저는 순수한 그래함주의자입니다만 그 부분을 기초로 정량적인 부분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래함은 저와 달리 실제 비즈니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실제 사업이 어떻게 돌아 가고 있는지를 직접 보고 무엇이 그 비즈니스를 움직이는지 또는 관계가 없는지를 파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그래함은 그런 것도 그냥 사무실에서 숫자를 읽는 것으로 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함은 아주 크게 성공했습니다만 피다 버린 담배꽁초(used cigar butt) 투자 방식의 진정한 신봉자였습니다."[1]

 

[1] "cigar butt approach"란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도 마지막 한두 모금 정도는 피울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심하게 저평가된 회사를 중장기보유(2-3년)하면 한두 번 정도는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저평가된 회사를 구입해서 제가격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팔고 나오는 식으로 투자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전통적인 의미의 가치투자 방식입니다. 벤 그래함은, 비즈니스의 질적인 측면은 과학적 분석이 곤란하므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투자 결정에 크게 참고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철저하게 숫자상으로 저평가된 회사들만을 보유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방식이 성공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버핏과 달리 수십, 수백 개의 회사에 분산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운용했기 때문입니다.

버핏은 오히려 저평가된 엑설런트한 회사와 현저하게 저평가된 보통의 회사가 있다면 전자 쪽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탁월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했고 그런 엑설런트한 소수의 회사가 낮은 가격으로 거래될 때 집중투자했습니다. 그는 적정가에 이르면 팔기 위해 주식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가급적 영원히 팔지 않고 보유할 수 있는 탁월한 회사를 선별한 뒤 이들이 매력적인 가격까지 폭락하는 기회가 오면 대규모로 투자해서 계속 보유했습니다. 탁월한 회사에 투자한 경우 시간은 투자자 편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그리고 프랜챠이즈

"시즈 캔디즈(See's Candies)는 1972년에 구입했는데, 이 회사를 보유하면서 저는 브랜드의 가치와 그것을 통해 무엇이 가능한지에 관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시즈 캔디즈를 통해 배운 점 덕분에 1988년 무렵의 코카콜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그 때 코크에 투자한 것은 우리에게 100억 달러(약 12조 원)의 이익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 성공의 상당 부분은 1972년에 시즈 캔디즈를 2500만 달러(약 250억 원)에 구입한 것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투자 과정에서 지식이 계속 쌓여 가기 때문에 어떤 비즈니스나 산업을 한 번 파악하고 나면 그 뒤 50년 동안 계속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이해하기 힘든 영역도 아주 많습니다. 제게 있어서는 테크널러지가 그렇지요. 하지만 한 번 캔디를 알고 나면 언제까지나 아는 것입니다.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또는 잘 알고 있는 비즈니스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경우, 그리고 그런 비즈니스에 큰 투자를 단행하지 않고 조금만 투자하는 것은 커다란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비록 기업회계기준에는 잡히지 않지만 문자 그대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1919년인가 1920년에 주당 40달러의 가격으로 상장되었습니다. 그 해, 주가는 19달러까지 내려 갔지요. 설탕 가격이 오르는 등 몇 가지 이유로 가치의 반 이상이 사라집니다. 시장이 여러분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당시의 코크는 형편없는 비즈니스이고 빨리 빠져 나오는 게 상책일 것입니다. 또는 곧 다가 올 대공황이나 2차 세계대전 뭐 그런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면 그냥 물러나서 걱정만 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주식을 구입하지 않을 이유는 항상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코카콜라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 차릴 수 있느냐였습니다. 그래서 만약 여러분이 당시에 40달러, 또는 19달러를 투자했다면 그것이 지금은 500만 달러가 되어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이해할 수 있는 빅 아이디어."

Scuttlebutt: 질문하라

버핏은 필립 피셔(Philip Fisher)가 얘기한 'scuttlebutt'에 대해서도 코멘트했습니다. 어떤 비즈니스에 투자하려면 먼저 그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가능한 많이 만나서 얘기해 보라는 것이지요.

 

버핏이 즐겨 했던 질문은, "10년 동안 어딘가로 떠나 있어야 하는데 경쟁 회사 주식 중 하나를 반드시 사야만 한다면 어떤 회사를 사겠습니까? 그 이유는 무엇이지요?"였습니다. 이 질문은 피터 린치(Peter Lynch)가 늘 하던 질문과 똑같습니다. 이런 질문을 투자할 회사의 경쟁회사나 전직 직원, 공급자 등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해 보고 그 얘기들을 종합하면 전체가 맞아 들어 가는 어떤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입니다.

 


 

워렌 버핏은 2005년 1월 28일 반더빌트 대학 비즈니스 스쿨(Owen Graduate School of Business)에서 인터뷰 형식의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 내용 중 투자 철학에 관한 부분을 정리해 봤습니다.

버핏은 읽는다

버핏은 투자자이자 경영자가 되지 않았다면 재무 관련 저널리스트가 되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 적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The National Commission on Writing for America's Families, Schools and Colleges"라는 곳으로부터 문학에 큰 공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업보고서에 쓴 글을 통해 그런 명예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버핏의 글쓰기가 어떠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데요. 훌륭한 글쓰기는 당연히 방대한 독서로 뒷받침되어 있습니다.

 

버핏은 아침 6시 45분에 일어나서 주식시장이 개장할 무렵 출근한다고 합니다. 그는 하루 시간의 80%-90%를 무엇인가를 읽는 데 사용합니다. 퇴근할 때도 집에서 읽을 자료를 갖고 갑니다. 버핏의 전기를 읽어 보면, 집에서도 자기 방에 들어 가서 매일 몇 시간씩 사업보고서와 경제 기사를 읽는 일을 수십 년 이상 해 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는 계속 읽습니다.

 

버핏은 매일 많은 기업의 분기보고서, 연차보고서 등의 사업보고서와 5개의 일간지를 읽습니다. 그는 사업보고서를 가능한 많이 읽을 것을 권했으며 한 페이지도 빼지 말고 숙독하라고 했습니다. 사업보고서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버핏 자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읽는 데 투자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일차자료(source data)를 읽어라는 말도 했습니다. 통계 자료, 사업보고서, CEO의 육성으로 밝힌 인터뷰 등이 일차 자료일 것입니다. 투자도 그렇지만 다른 영역에서도 일차 자료 읽는 것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버핏의 투자철학을 이해하려면 버핏이 직접 쓴 글을 읽는 것이 최상입니다. 버핏에 대해서 써놓은 글을 읽고 그의 철학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기업에 투자하려면 그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CEO 인터뷰, 직원들이 밝힌 얘기를 읽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 기업에 대해서 애널리스트, 신문기자 등 제 3자가 한 얘기는 그 다음입니다.

밸류에이션에 관해서

과거 PER가 2-3배에 불과하던 시절에는 어떤 회사를 구입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는데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버핏은, 좋은 투자결정을 내렸다면 그 회사에 왜 투자했는지를 다른 사람에게 쉽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피터 린치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나는 왜 이 회사에 투자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몇 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면 괜챦은 투자 결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버핏은 DCF 밸류에이션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I don't do DCF.”) 대략적인 값을 암산해보는 것이지 애널리스트가 하는 것처럼 FCF를 추정해서 거의 확정적인 값을 계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할인율로 장기 국채 이율을 사용하며 비즈니스별로 다른 할인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변수가 늘어 나기 때문입니다. 투자 결정은 가격과 가치라는 두 가지 숫자만 고려하면 됩니다. 여기에 비즈니스별 할인율을 끌어 들이면 변수가 또 하나 늘어 납니다. 버핏은 어떤 회사를 완전히 인수하기 전까지는 그 기업의 자본비용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리스크란 예측한 미래 현금흐름 시나리오가 실제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지 자본비용이 아닙니다.

투자에 관하여

투자 아이디어에 관해서 버핏은 오랜 시간 동안 지식이 누적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란 얘기를 했습니다. 많이 읽고, 잘 관찰하다 보면 어느 날 경영진이 실수를 한다든지 이슈가 생겨서 좋은 투자기회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내심을 강조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한데 뭉쳐지는 경우가 많고 그건 불규칙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읽고 관찰하라는 것입니다.

 

버핏이 격찬한 타격의 지존 Ted Williams의 자서전 The science of hitting에 실린 그림

 

관찰을 할 때는 자신이 잘 아는 영역(circle of competence)에 집중해야 합니다. 버핏은 자기 영역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기 영역 안에서만 투자해도 훌륭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영역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최고(paramount)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관찰을 할 때,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꾸준히 지켜 보라고 얘기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계속 관찰하면 뭔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가급적 많이 읽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합니다. 실패로부터 너무 많이 배우지 말라고 얘기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투자에서 한 번 실패하면 그 투자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그렇게 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모든 투자안은 다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나쁘기만 한 투자안은 거의 없습니다. 나쁜 투자자가 있을 뿐입니다. 한 번 실패했다면 다음에는 그 투자에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더 잘 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 치명적인 게임은 하지 말라는 얘기를 덧붙였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런 조언과 정반대로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투자를 했다가 실패하면 그 투자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잘 모르는 다른 투자안에 거의 모든 것을 벳팅하며 막연한 희망을 품는 것입니다.

버핏은 투자하기 전에 다음 질문을 던져 보라고 합니다.

"이 경영자는 일을 사랑하는가, 돈을 사랑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게 알아 낼 수 있습니다.

 

기술적분석에 관해서 그는, 아주 어렸을 때 기술적분석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 보았지만 전혀 돈을 벌 수 없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챠트를 뒤집어 놓고 보았을 때도 똑같은 답이 나오는 것을 보고 기술적분석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기술적분석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 벤자민 그래함의 철학으로 전환을 했고, 그 철학은 합리적이었으며 좋은 결과를 얻게했다는 얘기를 합니다.

 

버핏은 1주일에 6-8시간을 투자와 관련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직접 투자를 하는 것도 좋고, 그렇지 않다면 인덱스펀드를 적립식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했습니다. 

 


버핏의 인생 조언

마지막으로 Darren Johnson이란 청년이 몇몇 친구들과 함께 워렌 버핏을 만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들은 내용을 요약해 봅니다.

1. 감사하세요

현재 지구상에는 약 60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60억 명이 모두 한 장씩 복권을 뽑아야만 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복권에는 평생 어떤 조건하에서 살게 되는지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 성별과 인종

 * 출생할 국가, 도시

 * 살아갈 나라의 정부 형태

 * 부모님 이름, 수입 수준, 직업

 * IQ (100이 될 확률이 약 66%이고 표준편차가 20인 정상분포에 따름)

 * 키, 몸무게, 머리카락 색깔

 * 성격 특성, 기질, 유머 감각 정도

 * 건강, 질병 위험

 

우리 모두는 실제 이런 복권을 한 장씩 뽑아 들고 세상에 태어 납니다. 자유로운 나라에서,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게 어렵지 않은 곳에서, 평균적인 지능을 갖고 큰 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로,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는 조건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주 낮은 확률을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여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뭘 잘해서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단지 좋은 복권을 뽑은 행운아에 속한 것뿐입니다.

 

종교적인 메시지 같습니다만 자주 잊고 사는 얘기 중 하나입니다. 내가 갖지 못 한 것이나 내가 잘 못하는 것을 생각하며 비관하기보다는 현재 내게 주어진 것과 누리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한 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공정하고 윤리적이어야 합니다

60억 명 중의 극소수에게는 이 세계를 움직이는 크고 작은 시스템을 창조해 낼 기회가 부여되기도 합니다. 정부 형태나, 사회 제도, 일자리, 규제나 법률 시스템 등을 만들 기회가 부여됩니다. 그런 특권을 부여받았다면 가능한 공정하고 윤리적인 시스템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3.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세요

버핏의 회사인 버크셔 해써웨이(Berkshire Hathaway)의 자회사 중에 NFM(Nebraska Furniture Mart)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Mrs. B"라고 일컬어지는 여성이 만들고 키운 회사입니다. 미씨즈 비는 러시아의 가난한 유태계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글을 읽지도 못 하고 쓰지도 못 합니다. 영어도 거의 못 합니다.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밀입국을 했고 덕분에 2,000명 중 1,900명이 학살된 유태인 대학살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6년에 걸쳐 나머지 가족들을 한 사람 당 50달러를 주며 미국으로 데려 옵니다.

 

미씨즈 비가 마흔 네 살이 되었을 때, 그녀는 단돈 50만 원, 그것도 빌어 온 돈을 들여서 "네브라스카 퍼니쳐 마트"라는, 점포도 제대로 없던 가구 상점을 열었습니다. 그녀는 이 가게를 네브라스카 주 오마하에서만 영업을 하면서 연매출 3,500억 원에 이르는 회사로 키워 냈습니다.

 

 

버핏이 이 네브라스카 퍼니쳐 마트(NFM)를 인수할 때  장부도 확인하지 않았고 재고가 실제 어떤지도 전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미씨즈 비는 버핏에게 서툰 영어를 써가며 '지불할 건 다 지불된 상태고 현재 통장에는 얼마가 있습니다'라고 했고 둘은 악수를 했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딜은 끝이 났습니다. 600억 원 규모의 거래에 든 비용은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는 데 든 140만 원뿐이었습니다.

미씨즈 비는 어떤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평가할 때 딱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본다고 합니다.

"저 사람은 나를 숨겨 줄 수 있는 사람일까?"

4. 강점을 가진 영역에만 투자하세요

워렌 버핏은 "circle of competence"의 중요성에 관해서 강하게 강조합니다. 투자나 직업 선택 또는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자기가 강점을 갖고 있고 자신이 잘 아는 영역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느냐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버핏은, 'circle'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고, 다만 그 원이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히 알고 언제 내가 원 바깥으로 벗어났는지를 아는 것이 핵심적이라고 얘기했답니다.

5. 사랑하는 일을 하세요.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는 얘기는 아주 흔한 말입니다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버핏다운 비유로 더 깊숙히 와닿게 얘기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잠깐만 갖고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마치 나이 들어서 하려고 섹스를 아껴 두는 것과 같다고 유머러스하게 비유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도 정말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신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고 얘기합니다. 버핏은 캔버스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유를 갖는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것도 60억 명 중 극소수만 누리는 행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이 있습니다만은, 나중에 돈 벌고 여유 생기면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그냥 받아 들이지는 말아야겠습니다. 버핏은 세계적인 투자자 이전에 풍부한 인생 경험을 갖고 있는 좋은 삶을 살아 온 분입니다. 이런 분이 삶에 대해 충고한 내용에는 깊은 성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존(Amazon.com)을 세운 제프 베이져스도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때 '나중에 나이 들어서 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후회될까'를 기준으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정주영 회장도 새벽에 일어나서 일과가 시작되는 걸 기다리기가 싫을 정도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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